육군사관학교와 국방부가 육사 본관 앞에 설치된 항일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을 모두 치우려고 한다는 뉴스가 나온 것은 8월 25일 전후다.
철거 논쟁이 불거지기 전인 7월 2일, 국가보훈부 초대 장관 박민식은 ‘친북 독립운동을 재심사’하겠다고 밝혔고,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이 불붙은 8월 31일, 국무총리 한덕수는 국회 연설에서 해군의 최신 잠수함인 홍범도함의 이름을 바꾸겠다고 했다. 일제에 저항한 무장투쟁의 역사를 지우고 냉전시대의 절대 가치였던 반공으로 회귀하려는 시대착오적인 결정에 ‘일베 대통령’으로 불리는 이번 정권의 총지휘자 윤석열이 있다. 그는 올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산주의 계열 독립운동가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건국하려는 것이 아니었다면서, 그들의 독립운동을 인정할 수 없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그가 ‘역사 쿠데타’의 장본인이다.
흉상 철거 논란과 거의 같은 시기인 8월 23일 처음 보도되었으나, 쟁점이 되지 못한 화제가 있다. 시인 김수영이 남조선노동당 당원이었다는 증거가 나온 것이다. 이제껏 김수영의 남로당 가입 여부는 소문만 떠돌았고, 김수영 시인과 가장 깊은 얘기를 나누었을 부인 김현경 여사는 김수영이 좌익 계열의 문학가동맹의 맹원이었을 가능성조차 부정했다. 따라서 시인의 의용군 자원입대도 공산군에 의한 강제 징집으로 자동 해석되었다. 하지만 조은정 현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선임연구원이 2018년 박사학위논문을 쓰는 도중에 ‘서울신문’ 1949년 11월 19일자 2면 광고란에 실린 김수영의 남로당 탈당성명서를 발굴했다.
보수 언론과 우파 논객들은 이 메가톤급 쟁점을 모른 체 한다. 지금까지 우파 논객들은 해방 정국 초기에 좌파의 문맹에 대항하여 우파 문인들이 결성한 문학가협회 진영의 시인들, 예컨대 서정주 같은 시인이 밀려나고 김수영이 한국 현대시의 좌장에 오르게 된 배경에 좌파 문학인과 지식인의 공조가 있다고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실제로 저 사실이 한국전쟁 직후에 널리 알려졌다면, 아무리 전향을 했다하더라도 김수영은 1987년에서야 해금된 월북 작가들처럼 출판과 연구가 자유롭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족쇄를 차고서는 문협 정통파 시인들을 누를 수 없었다.저 뉴스가 메가톤급 폭탄이라는 것은 문학계의 사정만 염두에 둔 게 아니다. 김수영이 그랬듯이, 박정희도 남로당원이었다. 여러 곳에서 이 사실을 밝힌 조갑제는 『이용문 - 젊은 거인의 초상』에서 이 사실을 복기했다.
United States Latest News, United States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선데이 칼럼] 영원한 표현의 자유를 위하여…그런데도 이런 싸움을 계속했던 건, 그런 시절을 살았기에 ‘표현의 자유’ 만큼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필생의 과제로 자리 잡은 때문이었을 거다. 어쨌든 그것이 평생을 쫓아다닌 말에 대한 두려움의 극복 또는 반동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표현의 자유’는 세상의 무수한 가치 중에서도 내게 있어 최상위 가치다. 지난 연대 동안 우리는 꾸준히 발전해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사회를 만들었으니 말이다.
Read more »
[선데이 칼럼]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으로 시험대 오른 자유주의 진영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미·중 경쟁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나 엊그제 터진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의 본질도 권력 투쟁이라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배는 앞으로의 국제정치를 자유주의 진영이 주도할 것인가 아니면 권위주의 진영이 주도할 것인가를 결정할 것이다. 만일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으로 서방 진영의 전열이 흐트러지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승리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국제무대에서 자유주의 진영의 세력은 약화되고, 중국, 러시아, 이란 중심의 권위주의 진영이 득세할 것이다.
Read more »
'AG 2연속 은메달' 우상혁 '이제는 전국체전, 최선 다할 것'이상일 시장 "용인시의 자랑이자 대한민국의 자랑"
Read more »
[전문] 북-러 밀착 직격한 윤 대통령, 임기 두번째 유엔 기조연설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러-북 군사 거래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
Read more »
윤 대통령 '러북 군사거래, 대한민국 안보 겨냥한 도발…좌시 않을 것'윤석열 대통령이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거래는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이 될 것..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