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 태양의 ‘집’은 지하철 2호선이다. 노숙자가 아니다. 출근길 지하철 객차가 한창 서울 시내를 도는 시각, 그는 전동차에서 잠을 청한다. 차가운 의자 바닥은 침대가...
20대 청년 태양의 ‘집’은 지하철 2호선이다. 노숙자가 아니다. 출근길 지하철 객차가 한창 서울 시내를 도는 시각, 그는 전동차에서 잠을 청한다. 차가운 의자 바닥은 침대가 되고 쇠기둥은 베개가 된다. 태양은 밤새 택배회사의 물류창고에서 박스를 내리고 올린다. 여자친구와 구루로 불리는 유튜버에게 사기를 당하고 잠잘 곳조차 없는 20대 청년에게 세상은 딱 ‘지하철 전동차’ 한 자리만 내어준다. 오전에는 ‘지하철 쪽잠’을 자고 오후에는 오토바이를 탄다. 그는 이 시대가 추켜세우는 긱 노동의 대명사 ‘배달 라이더’로 변신한다.
최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를 보면서, 오늘도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잠을 청할지 모르는 청년 ‘태양’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올해 15~29세 청년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절반을 겨우 넘었다. 50.3%로 1년 사이 0.2% 감소했다. 청년 취업자는 1년 전보다 줄었고, 실업자는 증가했다. 고용률은 0.7%포인트 떨어졌다. 암울한 지표는 들여다볼수록 더 캄캄해진다. 대졸 이상 구직자는 첫번째 직장을 구하는 데까지 8개월가량 걸리고, 고졸 이하 구직자는 1년5개월가량 걸린다. 고졸 이하 구직자들은 일자리를 얻기까지 두 배의 시간을 더 견뎌야 한다. 시간제 일자리의 비중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첫 직장에서 100만원 이하 월급을 받는 경우는 13.7%로 1년 전보다 0.7% 늘었다. 소설 속 ‘태양’은 그나마 ‘경제활동’을 하고 있으니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절망이 이어지면 다 포기하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6월 고용통계에서 비경제활동인구 중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가 4만명 늘었다. 모든 세대 중 청년이 ‘쉬었음’ 증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소설 속 ‘태양’이 갑자기 ‘쉬었음’으로 전향해도 이상하지 않은 사회다. 올해 상반기 ‘그냥 쉬는 대졸자’도 한 달 평균 400만명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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