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한 달]사체검안서 받기까지 14시간…장례 치르며 또 한 번 고통당한 유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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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지자체 어디서도 시신 인계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했다. 아들을 잃은 두 사람이 이곳저곳 뛰어다니며 직접 절차를 알아봐야 했다. 문씨 부부는 이후에도 행안부 장관의 ‘말 바꾸기’와 경찰의 ‘묵묵부답’에 분노하며 고통스런 나날을 보냈다고 했다.

“우리 아들 장례 치른 곳에서 뵙죠.” 지난 27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큰아들 문효균씨를 잃은 아버지 문성철씨는 기자에게 전북 전주시의 한 장례식장에서 만나자고 했다. 문씨가 효균씨 주검을 이끌고 이곳에 온 시각은 10월31일 오후 2시쯤. 소방에 첫 번째 참사 신고가 접수된 지 40시간 만이었다.

문씨 부부는 곧바로 전주를 떠났다. 서울 양천구에 있는 병원에 도착한 건 당일 오후 4시쯤이었다. 시신 확인 후 필요한 서류에 서명을 마친 시각은 오후 6시 무렵이었다. 문씨 부부는 효균씨의 장례식을 고향인 전주에서 치르기로 했다. 4년 전 취업해 상경하기 전까지 22년간 함께 산 곳에서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고 싶었다. 10월31일 오전 1시21분 효균씨 동생은 관할 지역 담당 검사로부터 “사망진단서와 효력이 같은 사체검안서를 작성해 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양천서는 오전 6시7분 “사체검안서가 준비됐다”고 연락해왔다. 문씨 부부는 오전 8시가 다 돼서야 사체검안서를 받아 효균씨 시신을 옮길 수 있었다. 시신 이송을 결심한 순간부터 사체검안서를 받기까지 약 14시간이 걸렸다. 이 때문에 효균씨 유가족은 참사 발생 이틀 후에야 장례를 치를 수 있었다.

문씨는 “자식이 차가운 냉동고에 있는데 하염없이 기다리느라 ‘피가 마르는 시간’이었다”며 “참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 시신 인계 절차를 아무도 몰랐던 것은 국가가 대형참사에 대해 전혀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효균씨를 보낸 장례식장은 가족들의 추억이 아로새겨진 하천변에서 불과 50m 떨어져 있다. 문씨가 목이 멘 채 말했다. “아들래미들이 초·중학교때 여기서 매일 운동했지 하면서 울고. 애들 어릴 때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서 울고.”문씨는 “안전을 생각하는 정부라면 안전대책을 허술하게 세울 수 있었겠냐”며 “특히 책임자들이 이런 식으로 책임을 회피한다면 참사는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지난 7일 국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 때 “경찰에 대한 일반적인 지휘·감독권이 없다”고 말한 것에 분개했다. 문씨는 “경찰국을 만들 때만 해도 ‘경찰청 지휘·감독 권한이 행안부에 있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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