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언의 오늘+] 멀고 먼 ‘강릉 급발진’ 판정 … 우린 언제 미친 질주 공포에서 해방될까요? | 뉴스레터

이상언 논설위원이 전하는 이슈+시각

강릉 급발진 사건.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급가속 교통사고입니다. SUV 차량이 미친 듯이 도로를 질주하다 도로 턱을 넘으며 공중으로 잠시 날아오른 뒤 추락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생생히 기록돼 많은 사람이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으로 추정하는 건입니다. JTBC 한블리 프로그램을 통해 그 장면을 포함한 관련 영상들이 전해져 전국적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는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으로 볼 만한 단서가 많습니다. 600m 이상의 ‘미친 듯한 질주’의 과정이 도로 CCTV와 주변 차량의 블랙박스에 영상으로 기록됐습니다. 운전자의 말도 녹음이 됐고요. 제가 지난해 한문철 변호사를 만나 국과수의 감정 결과에 관해 물었습니다. 한 변호사는 “EDR 정보로는 운전자가 실제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를 알 수 없다. 엔진으로 들어가는 연료의 양을 근거로 가속 페달을 밟았다고 추정할 뿐이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 이제 법원이 ‘차량 결함에 의한 사고’로 판정을 할까요? 당장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자동차 회사는 차량에 가해진 충격 때문에 가속이 덜 됐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설사 1심 법원이 제조사의 책임을 인정해도 2심, 3심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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