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환의 Hi-story] 영조는 '어느 개가 짖어!' 했고, 정조는 '탕탕평평평평탕탕!'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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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탕평평…’. 국립중앙박물관이 영조 즉위 300주년을 맞아 개최 중인 특별전의 제목이 좀 ‘쨍...

영조와 손자 정조가 ‘탕탕’하고 ‘평평’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펼친 ‘탕평’과 관련된 특별전입니다. 영·정조가 탕평책을 쓰면서 글과 그림을 통해 소통했던 방식을 한번 들여다보자는 것이라 합니다.또 하나는 특별전 제목인 ‘탕탕평평’인데요. 이 대목에서 웃음이 터졌습니다. ‘탕탕평평’도 모자라 ‘탕탕평평평평탕탕’이라고 새긴 정조의 장서인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같은 김두량의 ‘흑구도’에 표현된 개는 풀밭에 쪼그리고 앉아 뒷다리로 가려운 몸통을 긁고 있습니다. 노곤한 모습이죠. 이암의 ‘모견도’ 등 다른 작품에도 ‘삽살개’처럼 사납개 짖는 그림은 없습니다. 그래서 영조가 김두량에게 ‘짖는 개 좀 그려’하고 명하고는 ‘ 본분도 모르고 떠들어대는 붕당의 다툼’을 꼬집었다는 해석이 나온 겁니다. 어떤 당파가 정권을 잡더라도 다른 정파의 ‘쓸만한 인물도 기용한다’는 ‘조제론’이 황극탕평의 요체라 할 수 있습니다. 약을 조제하는 이치와 같은 겁니다. 물론 약의 처방은 군주의 몫인 겁니다. 이것은 어떤 당파가 정권을 잡으면 반대당이 깡그리 일소되는 ‘환국’과는 다른 입장이죠. ‘승자독식’과 ‘패자일소’의 구태에서 벗어나야 망국적인 당파싸움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임금이 중심이 되어 화해와 공존, 경쟁’을 펼치는 정치를 추구한 겁니다.

영조는 서문에서 “반란의 뿌리는 붕당에 있다”고 못박았습니다. 영조는 소론이 경종을, 노론이 왕세제를 밀었기 때문에 죽기살기식 싸움이 벌어졌다는 겁니다. 신하가 임금 후보자를 미는 형세이니 패배자측이 반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영조는 왕세제 시절 이복형인 경종을 죽이려 했다는 의혹의 중심에 서있었다. 와병중인 경종에게 상극의 음식인 게장과 생감을 함께 올리고 막판에는 의사의 처방없이 먹어서는 안되는 인삼과 부자를 올리도록 했다는 것이다.영조의 뒤를 이은 정조는 어땠을까요. 정조는 임금이 세운 큰 의리에 각 정파가 참여하는 이른바 ‘의리 탕평’을 펼쳐갑니다.학문이 신하들보다 뛰어난 정조는 ‘군사’를 자처했죠. 그랬기에 임금이 주도하는 ‘의리탕평’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인사행정도 온전히 왕에게 넘어갑니다.

정조가 재상인 심환지에게 보낸 편지가 특히 눈에 띄는데요. 심환지는 정조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죽임이 정당했다고 주장한 노론 벽파의 영수였죠. 그래서 정조와 대립각을 세운 인물로 알려졌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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