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서부거점 르비우에서] 죽음에서 탈출한 피란민들
큰 아이의 손을 잡고 아기를 안은 엄마, 자신의 몸집만큼 큰 가방을 든 어린이, 지팡이에 의지한 노인….자포리자는 러시아군이 거세가 공격하는 헤르손, 미콜라이우, 마리우폴 등 남부 지역을 겨우 탈출한 피란민이 집결하는 도시다.이들의 열차 피란길은 특히나 위험했다. 9일 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을 맞아 러시아가 대규모로 폭격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한 구호단체 자원봉사자는"전승절 즈음에 러시아가 대규모 도발을 감행할 우려가 있어 9∼10일 중·동부 지역에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며"그래서 앞으로 이틀간 피란 열차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르비우역에 도착한 피난민들한 구호단체 자원봉사자는 "러시아가 전승절을 맞아 무차별 공습을 예고해 9∼10일 중·동부 지역에 통행금지 조처가 내려졌다"며 "이에 전승절 전날 서부지역으로 이동하는 피난민이 증가해 해당 열차가 도착하는데 꼬박 24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몸만 빠져나와 당장 머물 곳이 없는 피란민은 대부분 르비우 당국이나 개인이 운영하는 피란민 센터로 향했다.유명 사진작가인 스튜디오 운영자 부부가 선뜻 난민을 위한 공간으로 이곳을 내줬다고 한다.
하르키우 외곽에 있는 인나 씨의 집은 전선에서 불과 12㎞ 떨어져 있었다. 인나 씨가 마리아를 데리고 집을 비운 사이 전쟁이 터졌고 인나 씨는 그 길로 마리아와 함께 방공호로 향해야 했다.하르키우에서 수백㎞ 떨어진 르비우로 피신했지만 두려움까지 가시지는 않아 보였다.피란 중 충격으로 심리 치료를 받는 소녀 임화영 기자=9일 하르키우 외곽에서 르비우로 피란 온 인나 씨와 손녀 마리아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마리아는 피란 당시 충격으로 심리 치료를 받고 있다. 2022.5.10 [email protected]세 아이와 함께 지난달 하르키우의 집을 떠나 르비우에 도착한 타냐 씨는 이곳에 임시로 보금자리를 틀었다."하르키우에서 겪은 일은 말하고 싶지 않아요. 가슴이 너무 아파 힘들어요. 그저 집에 가고 싶을 뿐이에요"다른 아이들과 뛰어놀던 열 살 베로니카는 외국에서 온 취재진을 보자 인터뷰를 자청했다.
"우리가 놀던 거리에 폭탄이 떨어졌고 우리 집이 흔들렸어요. 밤에 일어난 일이에요. 엄마가 책상 아래로 숨으라고 했어요. 책상 밑에서 덜덜 떨었어요. 매일 너무 무서웠는데 크라마토르스크에 폭탄이 떨어지고 나서 우리는 집을 떠나기로 했어요."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에선 불과 한 달 전 러시아군이 피란민이 몰린 기차역에 집속탄을 쏴 민간인 50여 명이 죽고 300여 명이 부상했다. 김승욱 특파원=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크라마토르스크에서 르비우로 피란 온 베로니카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2022. 5. 10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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