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제실에서 전하는 여성 교관의 목소리가 또렷이 들렸습니다. 하지만 무서운 속도로 회전하고 있는 가속도내성강화훈련 장비에 탑승한 저는, 정신이 아득해져 가고 있었습니다. 첫 관문은 초당 0.1G(중력의 0.1배)씩 서서히 가속도를 높여가며, 맨몸으로 중력의 몇 배에 달하는 가속도까지 버틸 수 있는지를 시험해보는 '가속도 내성 확인' 테스트입니다. 3G
"머리 떨어지면 안 돼요! 턱 당기고 힘주세요! 호흡이 너무 빨라요! 천천히 하나, 둘, 셋!"하지만 무서운 속도로 회전하고 있는 가속도내성강화훈련 장비에 탑승한 저는, 정신이 아득해져 가고 있었습니다. 첫 관문은 초당 0.1G씩 서서히 가속도를 높여가며, 맨몸으로 중력의 몇 배에 달하는 가속도까지 버틸 수 있는지를 시험해보는 '가속도 내성 확인' 테스트입니다.젖먹던 힘까지 짜내서 하체에 힘을 꽉 주고"크, 흡... 크, 흡..."하며 L-1 호흡법이라 불리는 특수한 방식으로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훈련 전에 호흡법을 연습했지만 극도의 긴장감 속에 3초 간격 원칙을 무시한 채 쉬지 않고"크헙"을 반복하며 공기를 들이마시기만 했습니다. 두 눈은 두개골 한가운데까지 밀려 들어간 느낌입니다.
훈련의 백미는 단연 가속도 적응 훈련! 영화 'R2B: 리턴투베이스'에 출연했던 배우 정지훈씨는 9G를 견뎌낸 것으로 유명합니다. 공군 홍보대사인 가수 알리도 이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해요. 출근길 대중교통에서 아랫배에 통증이 찾아올 때 힘 좀 써보신 경험, 다들 있으시죠? 평생 흑역사로 남을 수도 있는 급박한 상황에서 위기를 벗어나려 온 힘을 허리 아래쪽에 집중했던, 그 경험을 떠올리시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또 하나는 시드니 레버렛 박사가 개발한숨을 들이쉴 때 배가 볼록해지면서 복근에 힘이 빠지니까요. 숨을 참고 있다가 순식간에 내뱉고 다시 짧게 들이마시는 호흡법입니다. 그래서"크, 헙"하는 소리가 나게 되는 거죠.전투기 조종사뿐만 아니라 공중 근무를 하는 모든 분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그런데 이런 베테랑 조종사들도 반드시 피해야 하는 가속도의 방향이 있습니다. 앞서 잠깐 언급했던 '레드아웃' 현상을 초래하는톰 크루즈가 출연한 영화 '탑건: 매버릭'에는 오목한 분지 지형에 위치한 목표물을 파괴하기 위해 급상승 후 급강하하는 장면이 나옵니다.영화 탑건:매버릭에서 톰 크루즈가 기체를 뒤집어 비행하고 있다.
의식이 희미해져가는 과정을 체험하기 위해 저는 구구단을 써내려 갔습니다. 산소마스크를 제거하고 약 2분이 흘렀을 때, 저는 7단을 쓰고 있었는데, 7X5=35를 쓰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99%였던 혈중 산소포화도는 2분 만에 68%까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신체의 급격한 변화 없이 서서히 정신을 잠식해가는 저산소증은, 공중 근무자에겐 암살자처럼 위험한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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