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시집도 못 간 예쁜 아나운서’ 배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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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을 향해 ‘젠더 감수성’ 같은 고상한 언어를 꺼낼 생각은 없다. 다만 세상의 절반이 여성이라는 것, 그 여성 중 많은 이들이 이진송씨처럼 ‘나의 선택을 우선하고 스스로를 존중하며’ 분투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말해두고 싶다. 무엇보다, 지금은, 2019년이라고요!

이진송씨는 비혼주의 여성이다. 우리 사회의 연애와 결혼 담론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계간홀로’라는 독립출판물을 내고 있다. 최근에는 ‘41년생 독신주의자’ 김애순씨와 대담집 을 출간했다. 이씨는 책의 에필로그에 썼다. “우리 사회가 이성애와 결혼-출산-육아를 ‘정상성’과 결합하고 그 이외를 배제하고 차별하는 힘은 무척 억세다. 거대한 바위가 따로 없다. 그래서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안 낳는 천인공노할 이기주의자는 바위에 달려드는 계란으로 살고 있다.

나의 보호자는 나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사회의 시선이나 타인에 대한 부채감에 신경 쓰기보다 나의 선택을 우선하며 스스로를 존중할 의무가 있다.” 배현진씨는 자유한국당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이다. 배씨는 지난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국당의 장외집회에서 진행을 맡았다. 무대에 오른 그는 “저는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37세 청년이다. 일하느라 시집도 못 갔고, 부모님을 모시고 열심히 살았다. 그러나 자신들의 이념을 관철시키기 위해 국민의 반을 개돼지로 몰고 있다”고 열변을 토했다. 그러자 한선교 사무총장은 “여러분, 우리 배현진이 이러지 않았다. 늘 예쁜 아나운서였는데, 문재인의 나라가 예쁜 우리 배현진을 민주투사로 만들었다”고 ‘화답’했다. 지난주 한국당 임이자 의원이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성추행당했다고 주장하자 이채익 의원은 이렇게 ‘두둔’한 바 있다. “키 작은 사람은 항상 자기 나름대로 트라우마가, 열등감이 있다. 결혼도 포기하면서 이곳까지 온, 올드미스다. 못난 임이자 의원 같은 사람을 모멸감을 주고….” 시집도 못 갔다며 자조하는 지역구 책임자, 그를 격려한답시고 ‘예쁜 아나운서’ 운운하는 당 사무총장, 여성 동료를 감싸겠다며 ‘결혼도 포기한 올드미스’ 운운하는 당 제1정책조정위원장…. 한국당을 향해 ‘젠더 감수성’ 같은 고상한 언어를 꺼낼 생각은 없다. 다만 세상의 절반이 여성이라는 것, 그 여성 중 많은 이들이 이진송씨처럼 ‘나의 선택을 우선하고 스스로를 존중하며’ 분투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말해두고 싶다. 무엇보다, 지금은, 2019년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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