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산양 잡는 ‘ASF 울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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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경기도 파주의 한 농장에서 어미돼지 5마리가 폐사했다.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었다. 방역당국은 마음이 급해졌다. ‘돼지 흑사병’이라 ...

2019년 9월 경기도 파주의 한 농장에서 어미돼지 5마리가 폐사했다.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아프리카돼지열병이었다. 방역당국은 마음이 급해졌다. ‘돼지 흑사병’이라 불리는 ASF의 치사율은 100%. 백신도 없어서 바이러스의 유입을 막는 것만이 최선의 방역이었다. 빨리 뭐라도 해야 했던 방역당국은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일에 착수했다. 야생멧돼지가 오지 못하도록 울타리를 치는 것이었다.

1831㎞. 2019년 11월부터 2021년까지 환경부가 경기도·강원도 일대에 친 ‘광역 울타리’는 길었다. 서울과 부산을 두 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이며, 휴전선 철책의 7배에 달한다. 투입된 세금만 1167억원이다. 전문가들은 일찌감치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험한 산지에 울타리를 빈틈없이 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할뿐더러, 다른 야생동물의 이동경로만 차단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환경영향 분석조차 건너뛴 채 울타리를 세웠다. 무허가 업체에까지 주먹구구로 사업을 발주했다. 방역 태스크포스에서 울타리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던 한 교수는 ‘그러면 국민을 안심시키는 목적으로 해보자’는 말을 들었다고 2022년 강원민방에 말한 바 있다. 방역당국이 울타리를 고집한 데는 보여주기식 전시 효과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울타리는 국민을 전혀 안심시키지 못했다. ASF 발생은 2019년 55건에서 2022년 878건으로 16배나 증가했고, 이미 파주에서 경북 지역까지 남하했다. 북한으로부터의 야생멧돼지 유입을 막기 위한 광역 울타리는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이며, 관리조차 되지 않아 흉물로 전락했다. 애꿎게도, 피해를 보는 건 산양이었다. 울타리를 넘다 다리가 걸리고, 도로로 내몰려 차에 치이고, 울타리에 끼어 탈진하고, 울타리 끝이 어딘지 몰라 차도를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이렇게 2019년부터 지난 3월까지 죽은 산양은 545마리에 달한다. 전국에 2000마리 남짓 살아 있는 멸종위기종 산양 개체의 4분의 1 이상이 지난 5년간 죽은 것이다. 감염병만 돌면 광범위한 살처분 대상이 되는 돼지도, 먹이 찾으러 다니는 것조차 어려워진 산양도, 참 살기 힘든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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