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마침내 빅컷 단행한은, 가계빚 급증하는데금리 인하 압박 상황 직면잘못된 부동산 정책속에서한은 먼저 청구서 받아든 격
한은 먼저 청구서 받아든 격 지난달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마침내 빅컷을 단행했다. 기존 5.25~5.5%였던 기준금리 구간을 4.75~5.0% 구간으로 50bp 낮췄다. 이로써 미 연준은 공식적으로 금리의 방향성을 전환하는 피벗을 선언한 셈이고 이제 기준금리를 어느 선까지, 또 어떤 속도로 인하할지가 시장의 관심이 되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빅컷 단행 후 기자회견에서 중립금리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답변을 회피했다. 중립금리란 물가를 자극하지 않는 수준의 금리라고 하는데 학문적으로도 아직 불명확한 개념이며 이론적으로 중요한 '정태적 균형', 즉 장기 균형 상황하에서의 금리와 정확히 일치하지도 않는다. 다만 중립금리가 현실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기준금리 인하의 종착점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이번 금리 인하가 중립금리까지 내려가는 방향의 첫걸음이라고 볼 때 과연 연준이 생각하는 중립금리 또는 피벗의 최종 목적지가 어느 선인지 파악하고자 질문한 것이다. 파월 입장에서는 이에 대해 섣불리 답변할 경우 일종의 오디세이적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한 격이 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질문을 회피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만 하더라도 정태적 균형하에서의 명목금리 수준은 4.5% 정도로 보는 것이 학계의 주류 의견이었다. 이자율 기간 구조를 통해 추정하면 대략 그 수준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저물가로 인해 제로금리와 양적완화와 같은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도입되고 거시경제적 환경이 급변한 만큼 이전의 정태적 균형하에서 금리 수준은 의미를 잃게 되었으며 중립금리 수준을 너무 낮게 잡는 바람에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을 때 늦장 대처하는 실수를 범했던 것이다. 현재 점도표나 시장 예측에 따르면 이번 금리 인하의 종착점은 3% 정도로 보고 있지만 미 연준이 중요하게 보고 있는 개인소비지출 인플레이션이 아직 2%를 상회하고 있고 경기 역시 완연한 침체 징후를 보이지는 않는 만큼 그 속도는 점진적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올해는 시장에서 바라는 추가적인 빅컷보다는 한 번이나 두 번 정도 25bp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의 피벗으로 인해 이제 공은 한국은행으로 넘어왔다. 이번 금리 인하로 인해 달러 강세가 누그러지면서 기준금리 인하에 제약이 되어왔던 고환율 문제는 제거됐다. 그러나 한은은 이제 일찍이 겪지 못했던 기로에 서 있다. 민간소비나 투자를 진작시키기 위해서는 금리 인하가 긴급하지만 부동산 가격 급등과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동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은의 경우 물가 안정 및 금융 안정이라는 두 개의 상이한 통화정책 목표가 존재하는데 이 목표들이 서로 상충하게 된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금융 안정이란 보조적 목표가 추가되었지만 실제 한은은 과거 은행감독원과 같이 이를 도모할 수단이 전무한 상태인 만큼 이런 상황에 억울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결국 한은이 이렇게 막다른 골목에 처하게 된 근본적 이유는 레고사태 이후 부동산 시장을 제어하지 못한 데 있다.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각종 정책금융으로 부동산 수요 쪽 수도꼭지는 열어놓고 부동산을 공급하는 쪽의 수도꼭지는 잠그는 바람에 그렇지 않아도 인화성이 높은 부동산 시장이 다시 발화되었다. 이를 결정한 거시경제금융회의 미팅에 한은도 참여한 만큼 이 문제에서 완전 자유롭지는 못하다. 이제 잘못된 정책에 대한 청구서가 한은에 먼저 날아들었다. 이런 와중에 시장은 이달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고 정부 역시 이를 압박하고 있다. 과연 한은의 선택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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