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험 150일 남겨놓고 수능폭탄 던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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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험 150일 남겨놓고 수능폭탄 던진 대통령newsvop

윤석열 대통령이 수능 난이도와 출제범위를 교육부에 지시한 일이 계속해서 논란이다. 불과 5개월을 남겨둔 수능시험의 출제경향에 대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일이기 때문이다. 당과 정부가 대통령의 이 발언을 계속 지원하고 있어서 과거 ‘만5세 취학’, ‘주 69시간제 노동’ 소동처럼 소모적 논란만 일으키고 교육계에 혼선만 불러오게 될까 우려된다.

게다가 대통령 발언 하루 만에 교육부가 대입 담당 국장을 경질하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감사를 실시한 것도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대통령의 지시가 24년도 수능 출제경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험생, 학부모, 교사들과 학원가 등 수능의 이해당사자들은 정책의 유불리를 떠나서 6월 모의평가고사도 끝난 이 시점에 제기된 대통령의 갑작스런 지시에 당황하고 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쉬운 수능, 어려운 수능을 얘기한 것이 아니”라며 곧바로 진화에 나섰다. 민감한 ‘수능난이도’ 문제를 언급한 것이 아니라는 해명인 것이다. 하지만 애초에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면 풀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하라”거나 “학교 수업에서 다루지 않은 부분은 출제에서 배제하라”는 대통령의 지시사항은 ‘난이도’보다 훨씬 더 민감한, 수능출제범위를 언급한 것이어서 혼란을 줄이기는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관심을 보였다는 ‘공정한 입시제도’라는 것과 수능 출제경향 사이에는 직접적인 연관이 크지 않다. 공교육도 지역별로 학교별로 천차만별이고 난이도 조절이 공정성을 담보해주는 것도 아니다. 대통령이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입시제도에 미칠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 해야할 일을 찾기로 맘 먹었다면 그것 자체는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어선 안된다. 이렇게 설익은 정책을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들과 아무런 교감도 없이 툭툭 던지듯 내놓는 것은 모두에게 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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