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란 극복’ 이유로 공직사회 위축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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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란 극복’ 이유로 공직사회 위축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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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개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12·3 계엄 가담 여부를 조사하는 ‘헌법존중 정부혁신 TF’ 논란과 관련,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16일) '내란 극복도, 적극 행정 권장도 모두 해야 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사 결과 수사나 징계로 이어지지 않는 공무원들의 조사 기록까지 인사혁신처에 보관해 인사에 참고하겠다니 ‘내란 부역자 블랙리스트’를 만들겠다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다.

이 대통령,‘ 공무원 조사 TF’ 힘 싣는 메시지 “모두의 대통령 되겠다” 대선 공약 되새겨야 49개 중앙부처 공무원들 의 12·3 계엄 가담 여부를 조사하는 ‘헌법존중 정부혁신 TF’ 논란과 관련,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내란 극복도, 적극 행정 권장도 모두 해야 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신상필벌은 조직 운영의 기본 중 기본”이라며 “설마 벌만 주든가 상만 줘야 한다는 건 아니겠지요”라며 이같이 말했다.

TF 구성 발표 다음 날 정책 감사 폐지와 최대 3000만원 포상금 등 대통령실이 내놓은 ‘공직사회 활력 제고 방안’에 “병 주고 약 주기”란 비판이 쏟아지자 반박 메시지를 내며 TF에 힘을 실어준 모양새다. 불법 계엄에 가담한 공직자가 있다면 당연히 문책해야 한다. 그러나 책임은 밀실에서 독단적으로 결정권을 휘두른 권력 핵심부와 이에 협력한 관련자에 국한해야지, 계엄 소식을 뉴스로 접하고 6시간 동안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던 평범한 공무원들에게까지 확대하는 건 과도하다. 공직사회의 사기를 꺾고 정치적 혼란만 키울 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 핵심 책임자들에 대한 수사·기소는 이미 특검이 여러 달째 진행하고 있다. 수사기관도 아닌 행정부 TF가 전체 공무원을 ‘잠재적 피의자’로 지목해 조사하겠다는 건 과잉을 넘어 위헌·불법적 발상이다. 조사 방식부터 우려스럽다. ‘내란 행위 제보 센터’를 만들어 제보를 받고, 친여 성향 민간인들이 조사 기준을 마련하며, 공직자들의 휴대폰을 제출받아 계엄 전후 10개월간 행적을 살펴보겠다고 한다. ‘자발적 제출’이라지만 불응자들에겐 인사 불이익을 주겠다니 강요나 다름없다. 조사 결과 수사나 징계로 이어지지 않는 공무원들의 조사 기록까지 인사혁신처에 보관해 인사에 참고하겠다니 ‘내란 부역자 블랙리스트’를 만들겠다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도 과도한 조사로 공직사회 위축을 초래한 바 있다. 그 폐해는 컸다. 외교부에선 일본 외교관들과 접촉하면 ‘적폐’로 몰릴까 봐 업무상 필요한 통화를 기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당시는 19개 부처·기관에 적폐청산위가 설치됐지만, 이번엔 전 부처에 ‘내란 TF’가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 이미 부처마다 투서가 난무한다는 말까지 들린다. 이 대통령은 6·3 대선 엿새 전 유세에서 “구박 많이 받았던 며느리가 시어머니가 돼 또 며느리를 구박할 거라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날 반대했던 절반에 불이익을 주는 점령군 같은 ‘반통령’이 되는 대신 똑같은 국민으로서 역량을 한데 모으겠다”고 공언했다. 그 약속이 진심이었다면 지금 필요한 건 공직사회를 신뢰하고 안정시키는 리더십이다. TF가 헌법 존중을 명분으로 또 다른 보복의 장치가 되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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