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놓고 '추대·차출' 시끌정책보다 '反 캠페인' 조짐도비호감 대선 '시즌2' 떠올라국민 다수에 호감 못 주면서당선된들 '국민 통합' 먼 길
당선된들 '국민 통합' 먼 길 미국은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나라다. 지난 5일 뉴욕과 워싱턴 등 전역에서 수십만 명이 '핸즈 오프' 시위에 참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최대 규모다. 공무원 대량 해고와 이민자 추방, 일론 머스크의 국정 개입 등에 대한 반감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이쯤 되면 신경이 쓰일 만도 한데 트럼프는 개의치 않았다. 다음 날 SNS에는 그가 골프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소식과 함께 드라이버 샷 영상이 올라왔다.
트럼프는 정치에 입문한 이래 늘 비호감도가 호감도를 웃돌았다. 힐러리 클린턴과 대결한 9년 전에는 무려 65%에 달했다. 그래도 그는 당선됐다. 이후에도 50% 초중반 아래로 내려간 적이 거의 없다. 웬만한 반트럼프 시위에도 꿈쩍하지 않고 초연할 수 있는 이유다. 국민 다수가 호감을 느끼지 않는 인물이 최고 권력자가 되는 현상은 현대 민주주의의 뚜렷한 역설이다. 유권자가 특정 후보를 '좋아하는가'와 '그가 당선될 수 있는가'는 전혀 별개 문제다. 특히 양당제 국가에서는 이 경향이 더 뚜렷하다. 유권자는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더 싫은 후보를 막기 위해 투표를 한다. 차악을 선택하는 이른바 '전략적 투표'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와 힐러리는 모두 사상 최악의 비호감 후보였다. 지난해 대선 역시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스의 비호감도는 호감도보다 5~10%포인트 각각 높았다. 결국 유권자는 '더 나은 선택'이 아니라 '덜 나쁜 선택'을 기준으로 표를 던졌다. 한국 역시 다르지 않다.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이재명 두 후보 모두 비호감도가 60%에 육박했다. 윤 전 대통령이 당선된 것은 호감도가 높아서가 아니라 상대보다 '덜 비호감'이었기 때문이다. 성패를 가른 것은 문재인 정권 심판론과 후보 단일화 같은 선거 전술이었다. 비호감 정치인이 당선되는 구조는 정치 시스템의 결함을 드러낸다. 정당이 본래 기능을 상실한 것이 핵심 문제다. 정당은 유권자의 뜻을 정치에 반영하고 후보를 검증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정당들은 특정인의 사당으로 전락한 경우가 많다. 공천은 권력 장악의 수단이 됐고 후보 검증은 형식에 불과하다. 비호감 후보라도 당내 권력을 장악하면 경선에서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다. 본선에서는 정책보다 네거티브 공방이 선거를 지배한다. 정책보다는 비방, 경쟁보다는 혐오가 선거 전략이 된다. 유권자는 어느 후보에게도 호감을 갖기 어려워지고 누가 승리해도 신뢰는 회복되기 힘들다. 비호감 인물이 지도자가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정권 초기부터 협치는 요원해지고 비판 세력은 '적'으로 규정된다. 결국 대화조차 차단돼 국정은 진영 논리에 갇혀 추진력을 잃는다. 탄핵으로 막을 내린 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30차례 탄핵소추 시도가 그 결과물이다. 다가오는 6·3 대선은 내수 침체와 통상 위기를 돌파할 리더십을 가려내야 하는 선거다. 하지만 선거를 50일 앞두고 당내 경선부터 '추대'니 '차출'이니 논란만 무성하다. 국가 운영의 비전은 사라지고, '반누구'라는 구호만 넘친다. 이대로라면 3년 전 비호감 선거의 데자뷔를 볼 것 같은 불안감이 앞선다. 선거는 결코 '덜 싫은' 후보를 고르는 절차가 돼서는 안 된다. 이런 선거가 반복되면 정치에 대한 불신은 굳어지고 사회 갈등은 되돌리기 어려운 수준에 이른다. '국민 통합'이라는 말도 공허한 수사에 그치고 만다. 해법은 정당 개혁을 통해 당내 민주주의를 복원하고 정책과 비전 중심의 선거 문화를 확립하는 것이다. 이것만이 정치 신뢰를 회복하고 비호감 정치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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