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세사기 진앙 미추홀구…피해자-경매업자 '전쟁 중'
아파트 1층 출입문과 엘리베이터 내부에도 '건물 전체 전세 사기 피해 아파트'나 '계약 주의' 등 문구를 담은 현수막이 자리 잡았다.주민들은 경매업자들의 접근을 막고 혹시나 신규 입주자가 피해를 보는 일을 막기 위해 피해 사실을 알리는 현수막과 종이를 아파트 곳곳에 붙였다.
아파트 동대표인 김병렬씨는"경매꾼들은 남편이 일하러 나가고 여성과 아기들만 있는 시간대에 아파트에 온다"며"건장한 남자들이 와서 아파트에 들어오려고 하다 보니 신변의 위협을 느껴서 현수막을 걸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2017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지난해 3월 A씨 전셋집을 포함한 전체 60세대가 통째로 경매에 넘어갔다.이른바 '건축왕'으로 불리는 60대 건축업자가 한 동짜리 나홀로 아파트나 빌라를 곳곳에 신축한 뒤 세입자들의 전세금으로 건물들을 늘려갔기 때문에, 전세사기 피해 또한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이 함께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아파트의 주민들은 경매에 넘어간 집이 낙찰되는 일을 막으려고 '경매 장사하는 당신도 가해자' 등 문구를 적은 현수막을 1층 출입문과 주차장 등지에 내걸었다.그러나 아파트에 덕지덕지 붙은 경고 문구는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
피해자 모임인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대책위에 가입된 34개 아파트·빌라의 1천787세대 가운데 경매·공매에 넘어간 세대는 1천66세대에 달한다.경매업자들은"아파트에 내걸린 경고 문구로 도리어 낙찰가격이 낮아져 고맙다"고 조롱하기도 한다고 피해자들은 주장했다.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 통계를 보면 최근 미추홀구 숭의동 일대 주거시설 경매 낙찰가율이 올해 들어 50∼60% 선에 그쳤다.한 주민은"직접 낙찰받은 사람과 통화하고 경매장에 다녀오기도 했는데 경매꾼이 우리 아파트를 두고 '노다지'라고 말하더라"며"그런 나쁜 XX가 어디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이 때문인지 지난 1월 말 부평구에서 국토교통부와 인천시가 문을 연 전세피해지원센터는 한산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 전세피해지원센터 관계자는"절박한 처지에 놓인 피해자들을 현행 제도 틀 안에서 지원하기 위해 충분하진 않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전세 사기 피해 지원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앞으로 추가 지원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전세피해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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