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차 마시던 평범한 삶은 끊겼습니다. 하지만 텐트촌의 일상 역시 단조롭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해가 뜨면 이재민들은 ‘스스로를 돕는’ 자원봉사자가 됩니다.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현장을 가다
카흐라만마라시 이재민 텐트촌 9일 밤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시 운동장에 마련된 텐트촌에서 자원봉사자들이 긴 줄을 만들어 구호물품을 옮기고 있다. 카흐라만마라시/백소아 기자 [email protected] 튀르키예에선 지옥 안에 천국이 산다. 대지진 피해가 극심한 지역 중 하나인 카흐라만마라시에 들어선 거대한 텐트촌은 지옥이다. 수백 개의 텐트가 빽빽하게 들어찬 이곳은 원래 경기장이었다. 하지만 이젠 운동장에도, 트랙에도 집을 잃은 이들뿐이다. 관중석에는 구조작업 중 발생한 부연 먼지가 내려앉았고, 배급되는 빵과 수프를 받아 온 이들이 그 위에 드문드문 앉아 있다. 젠네트 아이도안은 여기에 산다. 그의 이름 젠네트는 튀르키예어로 ‘천국’이라는 뜻. 천국이 사는 텐트는 지옥의 입구에서 그리 멀지 않다. 전 세계에서 보낸 구호 물품이 작은 산처럼 쌓여 있는 공터와 꺼져버린 모닥불의 흔적들을 지나면 본격적인 경기장의 시작을 알리는 발목 높이의 계단 하나가 있다.
카흐라만마라시/조해영 기자 아이들이 뛰어놀던 축축한 흙은 밤이 되면 얼어붙는다. 잠들기 전 젠네트와 가족들은 텐트 안 공간을 반으로 분리하기 위해 쳐놓은 부직포 같은 천을 걷어 올린다. 아홉 식구의 입김과 체온이 한데 모여 차가운 밤 속에서도 서로를 덥혀주길 바라면서다. 정부에서 나눠준 엘피지 가스난로는 정작 가스가 공급되지 않아 사용이 어렵다. 다행히 토요일부턴 가스가 들어와 난로를 켤 수 있을 것 같다며 제키가 웃었다. 텐트 바깥에서도 추위는 지옥이다. 카흐라만마라시 시내 한가운데는 쭉 뻗은 직선도로가 있다. 밤이 되면 도로 중간엔 열 발자국마다 하나씩 모닥불이 피어오른다. 각지에서 달려온 자원봉사자들이다. 많은 것이 한꺼번에 파괴되면서 피해 복구 작업은 더디게 진행됐다. “돕고 싶은데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알려주는 이가 없다”고 모닥불에 손을 쬐던 한 무리의 자원봉사자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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