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성수동 ‘펍지 성수’ 가 보니 배틀그라운드 IP 가득…체험형문화공간
배틀그라운드 IP 가득…체험형문화공간 육중한 철문을 밀고 들어서니 단단한 바닥에 모래바람이 뿌옇게 일어난다. 얽혀 있는 철조망 너머로 거대한 벽돌 건물이 자리 잡고 있다. 백 년 전 군수 물자를 납품하던 폐공장이다. 그라피티를 배치한 담벼락을 따라 넓은 공터를 가로지른다. 내리쬐는 햇볕에 눈이 따갑다. 무장한 군인들이 곳곳에 앉아 있다. 건물 입구가 가까워질수록 공기가 서늘해진다.
바닥에는 보급품이 낙하산에 묶인 채 떨어져 있고 천장에는 수송기가 매달려 있다. 어디선가 화약과 날붙이의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적자생존, 배틀그라운드의 세계다. 11일 크래프톤에 따르면 산하 개발사 펍지스튜디오가 이날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펍지 성수’를 정식 오픈한다. 크래프톤의 대표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오프라인으로 옮겨 온 게임·문화 융합 공간이다. 게임팬이 모여드는 플랫폼이자 지역민의 커뮤니티로 기능할 전망이다. 지난 10일 매경닷컴이 찾은 펍지 성수에서는 게임팬과의 접점을 강화하려는 크래프톤의 의지가 느껴졌다. 건물 외벽에 새긴 노란색 배틀그라운드 로고가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하루에도 수많은 팝업스토어가 설치되고 철거되는 성수동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펍지 성수는 2개 동에 8개 구역으로 구성됐다. 대지 면적만 1985㎡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체험을 위한 A동과 휴식을 위한 B동으로 구분된다. ▲플레이그라운드 ▲서바이벌홀 ▲루트스토어 ▲부트캠프 ▲플레이아레나 ▲카페 ▲라운지 ▲루프탑 ▲오픈스페이스 등으로 공간을 가득 채웠다. A동 1층 서바이벌홀은 다목적 공연장이다. 스크린과 음향기를 갖춰 전시·공연·행사를 위한 메인 무대 역할을 맡게 된다. 배틀그라운드 프레임을 선택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부스도 마련됐다. 조만간 지역 문화 축제인 크리에이티브성수와 시각 예술을 다루는 웁페스티벌, 음반이 주인공인 음악 축제 서울레코드페어 등이 열릴 예정이다. 그 옆에는 지금까지 출시된 공식 굿즈는 물론 소상공인·예술가들과 협업한 아이템을 판매하는 루트스토어가 입점했다. 편집숍 형태로 피규어, 의류, 스케이트보드, 게임기기, 생활용품, 실내장식 등이 진열돼 있었다. A동 2층 부트캠프는 이용자의 초반 적응을 돕는 훈련소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게임팬과 소통할 수 있는 팬미팅, 간담회, 게임대회 등 이벤트 프로그램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워크숍, DIY 클래스, 진로교육, 자선행사 등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연중 운영되기 때문이다. A동 3층 ‘플레이아레나’는 PC방이다. C-130 수송기 화물칸을 모티프로 한 디자인이 돋보였다. 하늘에서 뛰어내려 전쟁터에 침투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여기저기에서 감탄이 쏟아져 나왔다. 현재 72개의 최고 사양 PC가 설치돼 있다. 이용 방법이나 이용 요금은 통상적인 PC방과 다르지 않지만, 배틀그라운드 토너먼트가 진행될 곳인 만큼 치열함과 몰입감이 극대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스케이트보드를 탈 수 있는 마당인 ‘플레이그라운드’로 나가면 B동으로 이동할 수 있다. B동 1층 ‘펍지카페’에서는 미라마 길리슈트 스무디, 비켄디 설원 쿨러, 사녹 사과 에이드, 수류탄 다코야키, 보급상자 먼치킨 등 게임에서 착안한 메뉴를 판다. B동 2층 ‘펍지카페라운지’는 배틀그라운드 미라마 맵의 하시엔다 대저택을 콘셉트로 삼았다. 디제잉 장비와 다양한 서적이 구비돼 있다. 특정 책장을 몸으로 밀면 외부와 차단된 비밀의 방이 숨겨져 있다. 고단한 전장에서 벗어나 숨을 돌릴 수 있는 휴식처다. B동 3층 ‘루프탑’에서는 조명이 총총히 뜬 성수동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콘텐츠업계에서는 펍지 성수를 IP 확장의 모범 사례로 꼽는다. 브랜드와의 교감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시도라는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글로벌 팬덤의 거점이자 게임사의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굴한 동시에 지역사회 활성화도 놓치지 않았다는 평가다. 정현섭 펍지 성수 디렉터는 “크래프톤은 성수동으로의 사옥 이전을 앞두고 두 해에 걸쳐 펍지 성수를 구축했다”며 “단순히 브랜드를 체험하는 공간을 넘어 게임·예술·커뮤니티·이스포츠가 공존하는 새로운 도시형 문화 허브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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