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진(耐震) 보강’ 공사비의 20%를 지원하는 사업을 도입했지만, 1년 동안 신청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가 민간 건축물이 최대 규모 6.5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내진 보강’ 공사비의 20%를 지원하는 사업을 도입했지만, 1년 동안 신청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민간 건축물 6곳 중 5곳이 내진 성능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정책 ‘약발’마저 먹히지 않고 있는 셈이다. 튀르키예ㆍ시리아 강진에서 보듯, 내진 설계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만큼 정책 효과를 견인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의 ‘민간 건축물 내진 보강 공사비 지원 사업’ 신청 건수는 0건이었다. 해당 사업은 문화ㆍ종교ㆍ관광숙박시설 등 연면적 1,000㎡ 이상 준다중이용건축주가 내진 보강 공사를 진행할 경우 정부가 지자체를 통해 공사비의 최소 20%를 지원하는 제도다. 행안부 관계자는 “관련 예산을 약 15억 원 확보하고 사업비 보조를 시작했지만 신청한 지자체가 없어 집행 실적도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2016년 경북 경주와 2017년 포항 지진을 계기로 민간 건축물 대상 내진 보강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2017년 말 2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200㎡ 이상 건축물 또는 모든 주택으로 내진 설계 의무화 대상도 확대됐다. 다만 소급 적용이 안 돼 법 시행 이전 지어진 대다수 건물은 지진 위험에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였다. 지난해 6월 기준 전체 민간 건축물 중 내진 성능을 구비한 건축물은 고작 15.2%에 불과하다. 이에 내진 보강 공사비의 20%를 직접 지원하는 정책을 도입했는데, 민간 호응은 뜨뜻미지근한 것이다.
건축주들이 내진 보강에 소극적인 이유는 비용 문제가 가장 크다. 연면적 3,000~5,000㎡ 건물 기준 내진 보강에는 평균 5억 원의 공사비가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20%를 지원해도 건축주가 나머지 4억 원을 따로 부담해야 해 선뜻 지원 요청을 하기가 어려운 구조다. 한 구조공학 전문가는 “내진 성능 향상을 위해 부재를 추가하는 과정에서 가용 공간이 줄어드는 점도 건축주가 꺼리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저조한 실적을 감안해 행안부는 공사비 지원율을 50%까지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기획재정부와 국회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때문에 현실적 대안으로 내진성능평가 의무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이 꼽힌다. 이는 건축 당시 내진 설계가 적용되지 않은 시설물을 대상으로 지진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평가하는 제도다. 지금은 21층 이상 또는 연면적 5만㎡ 이상 1종 시설물만 점검이 의무화돼 있다. 설령 내진 성능이 미흡하다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건축주에게 경각심을 높이는 효과는 낼 수 있다. 정성훈 인하대 건축학부 교수는 “민간 건축물의 지진 안정성 실태를 전반적으로 파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공신력 있는 기관이 평가 주체로 나서면 실질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0 0 공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United States Latest News, United States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이재민 도와야죠'...'강진' 튀르키예 한인들의 온정지진 피해 지역 한인 100여 명 ’안전’ 확인 / 곳곳 폐허·약탈 기승…먹거리 구하기 어려워 / 추위·전염병 등 생존자 위협하는 ’2차 재난’ / 한국, 긴급구호대 파견…성금 송금 절차 간소화
Read more »
지진: 언젠가 지진을 예측할 날이 올까 - BBC News 코리아우리가 지진을 예측할 날이 올까 과학자들이 조기 지진 신호를 발견하고자 연구 중인 가운데 언젠가는 지진을 예측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
Read more »
끊길듯 이어지는 기적...사망자 4만5천 명 넘어지진 피해 지역에 구조대원 26만 명 구호활동 중 / 前 가나 축구국가대표 크리스티안 아츠, 숨진 채 발견 / 사망자 4만5천 명 넘어…삶의 터전 잃은 이재민 2백만 명
Read more »
[튀르키예 강진] 그린닥터스가 전한 현장 '의료지원 절실' | 연합뉴스(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지진 현장은 참혹했고, 의료진 손길을 곳곳에서 절실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Read more »
[포토] 함께 하늘로…튀르키예 유치원 붕괴 현장에 묶인 풍선들튀르키예 당국이 대부분의 지역에서 생존자 구조를 종료한 가운데 피해 현장 안팎에서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튀르키예대지진 🔽 현장의 사진 모아보기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