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불행서 오는 기쁨은인간 내면의 고약한 본능질투의 이유 글로 써보고내것의 모자람을 수용하면질투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질투로부터 자유로워진다 10년간 꼬박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표면적으로는 심심하게 됐으니 좀 놀아달라는, 내면적으로는 심란한 나를 위로해달라는 뜻 정도였을 거다.
"아 그래? 잠시만." 전화기 너머 말소리가 들려온다. 자기 부인에게 전하는 듯했다. 근데 그 목소리에 즐거움이 배어 있다. 가늘게 들려오는 친구 부인의 반응에서도 반가움이 들어 있는 듯했다. 너도 결국 그렇게 됐구나, 내 처지가 낫구나. 하지만 이 친구를 고약하다 생각할 수 없었다. 나 또한 그런 경우가 적지 않았으니. 고백하건대 남의 슬픔이 나의 기쁨이나 위로가 되는, 샤덴프로이데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게 사실 아닌가."인비디아의 안색은 창백했고 몸은 형편없이 말라 있었다. 인비디아는 지독한 사팔뜨기였다. 이빨은 변색된 데다 군데군데 썩어 있었고, 가슴은 시퍼렇게 멍들어 있었다. 인비디아의 입술에 미소가 감돌게 할 수 있는 것은 남이 고통받는 광경뿐이었다." 질투는 삶을 흔든다. 질투의 대상이든 주체든 다를 게 없다. 질투는 복합적이다. 다스리기 참 어렵다.
질투는 집단화한다. 정치권에서 그들끼리 쏟아내는 막말들도 따지고 보면 권력 혹은 인기에 대한 질투 때문이 아닌가. 질투는 증오를, 증오는 싸움을, 싸움은 공멸을 불러온다. 현대사회는 질투사회로 규정되기도 한다. 독일 철학자 페터 슬로터다이크는"현대 자본주의 사회에는 질투를 생산하는 원자로와 시기심을 발생시키는 발전소가 존재하며, 현대사회는 고삐가 풀린 대중의 질투가 범람하는 시대"라고도 했다.프랑스 작가 미셸 투르니에는 '외면일기'에서"오늘날 대다수의 사람들은 글말의 문맹"이라고 했다. 글말을 잊은 대중은 사고를 잃어버렸다. 막말과 유머를, 모욕과 위트를 구분하지 못한다.
질투의 이유를 글로 써내려가면 질투의 이유들이 사라진다. 입으로 쏟아내는 막말과 모욕이 녹아버린다. 투르니에 선생은 묘비명에 이렇게 적었다."고맙다, 나의 삶이여! 내 그대를 찬양했더니 그대는 그보다 백배나 더 많은 것을 갚아주었도다." 질투를 다루는 또 다른 방법은 모자람을 수용하는 것이다. 남의 것을 빼앗아서라도 내 것을 채우고 싶은 욕심, 완벽에 대한 집착이 질투를 키우므로 아예 모자람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질투를 다스리는 글쓰기를 할 때 첫 줄은 비워두는 게 좋겠다. 비우면 채워진다는 생각조차도 할 필요 없겠다. 완벽에 대한 집착을 깨면, 그렇게 글을 써내려가면 그까짓 샤덴프로이데, 그까짓 질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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