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긴, 눈 감는다고 다 자는 게 아니고, 입에 넣는다고 다 먹는 게 아니고, 말한다고 다 대화가 아니고, 비난이 곧 비판인 것도 아니고, 아첨이 곧 존경인 것도 아니고, 산다고 다 사는 게 아니고, 죽는다고 다 죽는 게 아니겠지. 그러나 영혼이 살아 있어야 부활을 꿈꿀 수 있다고 본 사람들도 있다. 친절을 버리고, 위선을 버리고, 염치를 버리고, 돌봄을 버리고, 연민을 버리고, 관용을 버리고, 예의를 버리고, 인권을 버리고, 끝내 지켜야 할 가치를 쓰레기처럼 버린다. - 김영민의 생각의 공화국,죽음,한국,물리적 생존,삶,마음의 죽음,인구감소,기후위기,인간성,경제,인구,독립운동가,신규식
자세 교정 전문가가 나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선생님이 누워 있는 건 누워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없어요. 그건 누워 있는 게 아니라 몸을 널어놓은 거예요.” 제대로 눕는 자세는 힘을 뺄 대로 빼서 온몸을 내팽개쳐버리는 상태가 아니라는 거였다.
‘죽는다’는 건 무엇인가. 숨을 쉬지 않으면 다 죽는 것인가. 어디부터가 죽은 상태인가. 과학자 사이에서도 논란이 많다. 심장이 멈추면 죽은 것인가. 뇌가 작동을 멈추면 죽은 것인가. 생체반응만이 죽음을 결정하는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심장만 뛰고 있으면 그것은 정녕 죽은 게 아닌가. 누군가는 멀쩡히 살아 있는데도 죽은 것과 다름없다는 판정을 받기도 한다. 그의 ‘정치 생명’은 죽었다는 판정을 받기도 한다. 아직도 아름다운 어떤 이는 자신의 젊고 아름답던 사진을 보여주며 쓸쓸하게 말했다. “이 사람은 죽었어요.” 이것이 어디 학교만은 일이겠는가. 나라에 대해서도 죽음을 말할 수 있다. 이름만 나라일 뿐, 사람들의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곳, 비참이 창궐하는 곳, 장애인을 무시하는 곳, 동료 시민을 악마화하는 곳, 사람이 사람 취급을 하지 않는 곳. 나라의 탈을 썼을 뿐 나라 같지 않을 때, 우리는 그것을 여전히 나라라고 부를 수 있을까. 아무리 경제 성장을 하고 주가가 올라도 그곳을 살만한 나라 혹은 살아 있는 나라라고 부를 수 있을까. “당신이 알던 나라는 이미 죽었습니다.”
죽더라도 영혼을 살리겠다니, 그 무슨 사치스러운 말인가. 그러나 영혼이 살아 있어야 부활을 꿈꿀 수 있다고 본 사람들도 있다. 그래야 죽어도 죽지 않을 수 있다고, 망해도 망하지 않을 수 있다고 믿었던 이들이 있다. 독립운동가 한용운은 노래한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독립운동가 신규식은 1912년 한 연설에서 이렇게 말한다. “마음의 죽음보다 더 큰 슬픈 것은 없다. 망국의 원인은 마음이 죽은 데 있다. 우리 마음이 곧 대한의 혼이다. 모두 함께 대한의 혼을 보배로 삼아 소멸되지 않게 해야 한다. 각자 마음을 구해 죽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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