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뜬 비만치료제 '위고비' 간증기... 우려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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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뜬 비만치료제 '위고비' 간증기... 우려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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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플랜 A] 위고비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

유튜브 추천 영상에 놀랍도록 살이 빠진 셀럽이 나왔다. 벌써 여러 차례 다이어트에 도전했으나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던 사람이었다. 한 달 동안 그가 뺀 몸무게는 무려 10kg. 그는 몰라보게 홀쭉해진 얼굴로 '위고비'를 맞았다고 말했다. 위고비. 다이어트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누구라도 들어보았을 약물의 이름이다. 당뇨 치료제가 그 기원이었지만, 뇌의 시상하부에 작용하여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하는 작용이 알려진 후 다이어트 약물로 더 유명해지게 되었다.

얼마 전에는 위고비가 도파민 시스템에 영향을 미쳐 보상 효과를 약화하고, 알코올이나 흡연 등 중독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도출되기도 했다. 실제로 위고비 주사를 맞은 다수는 음식 자체에 대한 갈망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심지어 다른 다이어트 약물보다 장기 사용할 수 있다. 이쯤 되면 위고비는 세상에 없던, 놀랍도록 획기적인 발명품이라 말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위고비를 맞은 사람들의 간증이 한 차례 퍼진 이후, SNS를 중심으로 비만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위고비를 처방해 주는 병원 리스트가 돌았다. 나도 56kg인 사람이 딱 50kg 몸무게를 가지고 싶어 위고비를 맞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비교적 안전하다고 하지만, 위고비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작용이 있을지 모르는 약물이다. 임상 실험의 대상이 되지 않은 '정상체중인 사람이 위고비를 맞았을 때'의 부작용은 더더욱 미지의 영역 속에 있다. 그러나 마른 몸이 되어야겠다는 강박은 자주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을 넘었다. 마약성 식욕억제제를 SNS에서 '댈구' 방식으로 아주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유명하다. 극단적으로 마른 몸을 추구하는 '프로아나 + 거식증의 합성어)'가 청소년 사이에서 일종의 유행처럼 번진 지 수년이나 지난 사실도 무시할 수 없다. 위고비는 음식에 대한 욕망을 낮출 수 있지만, 마른 몸을 가지고 싶다는 욕망을 수정하기에는 무력했다. 몸은 우리 각자가 가진 나만의 것이지만, 내가 몸을 바라보는 시각은 우리 사회가 어떤 욕망을 부추기고 있는지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식품 가격과 의료 접근성, 자라온 환경적 요인이 큰 몫을 하는 비만도, 극단적으로 마른 몸을 추구하는 풍조도 그렇다. 그래서 우리는 욕구를 없애는 약물, 위고비를 말하며 욕구에 대해 말해야 한다.생각해 보면, 자극적인 음식과 마른 몸만큼 또 다른 유행의 축에 있었던 것은 지속 가능한 생활 양식이었다. 요가와 힐링, 건강한 음식으로 대표되는 '웰빙'도, '안티에이징'도, 최근 덜 자극적인 식습관을 선택하여 천천히 늙어가자는 '저속노화' 열풍도 그렇다. 누구도 건강한 삶보다 건강하지 않은 삶을 살기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떻게'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상상력은 턱없이 모자란다. 이 모든 것은 몸과 건강을 오로지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것으로 치환했기에 생기는 문제이다. 게으르기 때문에, 어리석기 때문에 식이장애가 발생한 것일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실제로도 훨씬 많다. 사람들은 배가 고파서 음식을 먹기도 하지만, 충족될 수 없는 마음의 문제 때문에 음식을 먹기도 한다.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자신의 몸밖에 없을 때, 강박적으로 마른 몸을 가지기 위해 음식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식이장애는 성취감을 느끼고 싶은 욕구와 더 많은 여가, 더 좋은 방식의 돌봄에 대한 욕구가 좌절된 상황과 연결되어 있다. 음식 대신 내 자신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들이 부족한 세상이 그대로일 때, 어떠한 누구는 위고비를 맞아도 다시 식이장애로 고통받을 것이다. 다이어트 전으로 체중이 돌아가거나 심지어는 더 많이 살이 찌는 요요현상이 얼마나 흔한지 생각해 봐도 그렇다. 한 달에 수십만 원이 드는 위고비를 평생 맞으면서 몸을 통제하는 일은 모든 사람에게 지속 가능한 방법도 아니다. 충분한 돈을 부담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뿐더러, 건강한 삶의 방식을 배울 방법도 아닌 까닭이다. 결국, 욕구를 통제하는 위고비를 끊은 후에도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다른 방식의 욕구가 필요하다. 우리가 멈추어야 할 것은 욕구 그 자체가 아니라 건강하지 않은, 때로는 자기 파괴적인 욕구만을 부추기고 그 부담과 책임을 개인이 떠안게 하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이를테면 경제적인 잣대로 성공의 기준을 정해놓거나, 다양한 몸과 삶과 관계를 포용하지 못하는 편협한 기준, 자연을 착취하며 얻은 편익만을 취하고 위험을 미래에 전가하는 관습 등. 자연과 더불어 살 수 있고, 여유가 많은 사회가 건강한 삶을 진흥할 수 있다. 자연과 인간 모두 지속 가능한 세상을 바라는 일들은 모두 인간의 욕구를 양보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오해와 달리, 실제로는 인간의 더 많은 욕구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흐를 것이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기반과 서로를 돌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주거 환경은 우리 사회가 더 많은 욕구를 요구할 때만 현실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자연과 사람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사용되는 재원을 인간의 복지와 자연의 회복을 위해 전환할 필요가 있다. 기억해야 할 것은 위고비는 개인의 비만을 치료할 수는 있지만, 모든 사람의 비만을 치료할 수 없다는 지점이다. 욕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욕구를 만들어 나가는 방식으로 우리가 식이장애를 대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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