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아닌 현실로…'인간형 로봇' AI 열풍 새 모멘텀 되나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세계 경제를 이끄는 AI(인공지능) 열풍에서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로봇)이 새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

생성 AI 등 고도 AI 기술 덕에 전보다 훨씬 더 똑똑해진 인간형 로봇이 범용 일꾼으로서 자동차 공장 등 생산 현장에 대거 투입되는 것이다.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현대차, 아마존 등 국내외 주요 대기업은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의 도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가장 큰 화제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지난 11일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 2대를 자사 공장에 배치했다고 밝힌 뒤 기술 혁신에 관한 기대감이 일며 주가가 대거 상승세를 탔다.테슬라 측의 데모 영상을 보면 자연스러운 걸음걸이와 유연한 손놀림 등이 SF영화에 나오는 미래 휴머노이드 로봇과 별 차이가 없다.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지난 13일 회사 주주총회에서 옵티머스가 회사 시가총액을 현재의 약 44배인 25조달러로 끌어올릴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테슬라는 이르면 내년부터 옵티머스를 외부 고객에 판매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의 박연주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AI' 전망 보고서에서"차량 자율주행은 만에 하나 사고가 생기면 도입이 좌초하지만,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하는 조처는 상용화에 따른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작다"고 분석했다.테슬라 등 최근 대기업의 발표가 로봇의 세부 기능 설명이나 운영 계획이 빠진 단순 '선언'이라는 사실도 신중론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그러나 두뇌가 문제였다. 로봇이 변화무쌍한 환경에 유연히 대처 못 하고 몇몇 정해진 행동만 겨우 했다. '비싸기만 하고 쓸모가 없다'는 빈축을 샀다.오픈AI의 'GPT-4o' 등 최신 AI는 그림, 영상, 소리, 언어 등 여러 형식의 데이터를 익히며 이들 사이의 복합적 맥락을 배운다.이 기법을 쓰면 로봇이 예컨대 '앞에 보이는 사과 상자를 어떤 세기로 차면 상자가 넘어지고 사과가 바닥에 굴러갈 것 같다' 등 복잡한 상황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인간형 로봇 분야의 대가인 오준호 KAIST 명예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AI 학습으로 로봇의 다목적 작업 능력을 높이는 연구는 예전에도 있었지만, 멀티모달 학습은 이제 다들 그 가능성을 주목하고 살펴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 명예교수는"이 기술은 아직 몇몇 유명 업체의 사례만 있고 널리 상용화한 단계가 아니다. 그러나 유용성과 잠재력이 입증만 되면 챗GPT가 일으켰던 거대언어모델 혁명 때처럼 미국·한국 등의 로봇 업계에 기술이 금세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하드웨어 여건도 좋아졌다. 가속기와 모터 등 인간형 로봇의 핵심 부품은 과거 특수 제작품으로 매우 비쌌지만, 이제 표준화와 양산 기반이 갖춰져 비용이 크게 내렸다.예컨대 상반신은 인간형 로봇으로 제작하고, 나머지 하반신은 바퀴 달린 카트만 붙여 단가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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