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대학에 들어온 뒤 마음껏 원하는 공부를 해보고 필요한 전공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총장은 '우리 대학에서는 입학할 때가 아니라 졸업할 때 전공을 정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대학에 들어온 뒤 빠르게 전공을 찾는 학생도 있지만, 하고 싶은 것이 바뀐다면 전공을 늦게 정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학 교육은 학생이 입학하면서 선택한 학과·전공의 경계를 벗어나지 않고 졸업하는 것이었다. 학과별로 학생을 뽑아서 졸업시키는 제도는 각 학과와 교수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유지하는 근간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승렬 국민대 총장은 이러한 경계를 깨겠다고 말한다. 학생이 대학에 들어온 뒤 마음껏 원하는 공부를 해보고 필요한 전공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달 1일 취임한 정 총장은 총장 임기를 시작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다. 4년 임기 안에 다른 대학보다 앞서 교육 혁신을 해내겠다는 그를 만나봤다.
취임사에서 내세운 ‘기업가정신 대학’은 무슨 의미인가.“세 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로 기업가 정신을 가진 인재를 키운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기업가 정신으로 대학을 경영하는 조직을 만든다는 것, 세 번째로는 지속 가능한 창업 생태계를 만든다는 뜻이다. 대학은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성, 융합적 지식을 훈련시킬 수 있어야 하고, 도전하고 실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기업가정신을 키우기에 국민대가 가진 장점은 뭔가.“해공 신익희 선생 등 임시정부 요인이 설립하면서 애국정신이 건학 이념이 됐다. 또 성곡 김성곤 선생이 인수하면서 기업가정신이 육영 이념이 됐다. 즉 모든 학문 분야에서 공동체에 기여하는 실용 인재가 된다는 게 우리의 인재상이다. 예술 분야와 공학, 인문사회학까지 세 개의 축이 모두 탄탄한 대학은 흔치 않다. 이런 학문 바탕이 유리한 점이다.” 그동안 국민대는 실험적인 교육과정을 선보여왔다.
글로벌캠퍼스를 만드는 계획도 내놨다.“학생들에게 글로벌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 전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정신이 활발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캠퍼스를 설립하려 한다. 학생을 선발해서 한 학기 정도 현지에서 프로젝트 기반 수업을 받는다. 실리콘밸리 창업자에게 강의를 듣거나 현지 기업 인턴십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프트웨어, 데이터사이언스, 디자인 등의 분야부터 가게 될 것이다. 이르면 내년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산학협력이 활발한 대학인데.“지금까지 국민대는 우리가 개발한 기술을 기업에 전해주는 대가로 받는 ‘기술이전수입’이 상당히 많은 대학이었다. 다만 이제는 산학협력의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 대학이 처한 재정난을 해결하려면 대학의 기술지주회사를 키워야 한다. 우수기술을 발굴하고 사업화하고 수익을 내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 것이다. 자회사를 60개로 늘리고 300억원 규모 창업 펀드를 만드는 게 목표다.” 취업난이 계속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