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KBS 보도국 명운 걸고 정권의 부당함에 맞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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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KBS 보도국 명운 걸고 정권의 부당함에 맞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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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우울증에 빠진 상태 같아요.” 정연욱 KBS 기자가 전한 KBS 보도국 내부는 침울하기 그지없다. 기자들은 무력감과 허탈함, 공포에 빠져 있다. 그럼에도 그는 정권의 부당함을 알려야 한다고 말한다.

“집단 우울증에 빠진 상태 같아요.” 정연욱 KBS 기자가 전한 KBS 보도국 내부는 침울하기 그지없다. 기자들은 무력감과 허탈함, 공포에 빠져 있다. ‘설마…’ 싶던 TV 수신료 분리징수가 30년 만에 시행됐고, 정권 차원의 KBS 사장 해임 절차가 그 어떤 난관 없이 속전속결로 이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명박 정권 시절 방송장악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 이동관 대통령실 특보를 끝내 차기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에 지명했다.

그러나 김의철 KBS 사장으로 상징되는 진보·개혁 언론인들은 윤석열 정부 들어 ‘보수판 방송 정상화’를 위한 ‘인적 쇄신 대상’이 됐다. 길게는 이명박 정부 때부터 10년간 방송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이들이 윤 대통령이 주도하는 TV 수신료 분리징수 국면에선 이상하리만치 조용하다. 15년차 정연욱 기자는 KBS 방송 민주화 투쟁에서 상징적 인물이다. 정 기자는 2016년 7월 박근혜 청와대의 KBS 보도 개입에 침묵하는 자사 간부들을 비판했다가 제주방송총국으로 ‘불법’ 전보됐다. 이 사건은 KBS 기자들이 보수 정권과 영합한 간부들에 저항하는 계기가 됐으며 그해 연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듬해 박근혜 탄핵과 정권교체로 이어진 정치적 변동은 KBS 파업의 도화선이 됐다.

“그 시절을 겪지 못한 저연차 기자들의 생각은 제가 느끼는 위기의식과는 다를 겁니다. 저의 문제의식도 누군가 눈에는 ‘파업 후 뉴스9 앵커를 한 선배가 예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걸 싫어한다’는 것 정도로 비칠 수도 있겠죠. 그런 세대 갈등이 보도국에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 20~30대 KBS 직원을 중심으로 한 ‘MZ노조’도 출범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기자는 보도국에서 생각이 다른 동료 기자들에 일부 공감하면서도 “지난 세월 용기 있게 싸운 동료들이 일궈낸 성과들이 전면적으로 부정을 당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그 세월이 마치 가치 없는 시간으로 결론이 난 것 같아 괴롭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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