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뽀삐’ 친구들과 함께 ‘암’ 콘텐츠 선보여 ‘암밍아웃’하고 암환자 편견 깨는 데 나서 “암 환자는 우울할 거라는 편견 깨고 싶다”
지난 1월 유튜버 ‘암환자 뽀삐’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조윤주씨. 조씨는 새해 첫날 유튜브 채널에 첫 영상을 올리면서 당당하게 ‘난소암 3기’임을 밝히며 이른바 ‘암밍아웃’에 나섰다. #1. “안녕하세요. 유튜버 뽀삐입니다. 저는 2012년 12월12일 24살에 난소암 수술을 받았고요. ‘12.12사태’였죠! 8년 차 암 환자입니다. 여러분이 뭘 잘못해서 암에 걸렸다고 생각하면 우울해질 것 같아요.
내 안에서 원인을 찾지 말고 즐겁게 같이 지냈으면 좋겠어요. 우리 좋은 거 있으면 같이 나눠 먹고, 나쁜 거 있으면 서로 말려주고 그래요!” #2.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3개월 연장을 축하합니다!” ‘암환자 뽀삐’가 카페 안에서 조각 케이크 하나를 두고 촛불을 끈다. 이날은 ‘뽀삐’가 지난 1월 시티 촬영 결과를 받아든 날이다. “한숨을 2500번 정도 쉰 것 같은데, 3개월의 유예기간을 더 얻었습니다. 지금 1㎜ 미만의 암세포들이 골반에 있는데 여기서 더 퍼지지 않고, 새로운 암이 발병하지만 않으면 항암치료를 더 할 필요는 없대요. 제가 혹시나 해서 어차피 빠질 애들한테 돈을 쓰고 싶지 않아서 오늘 결과가 나오면 파마를 하려고 했거든요? 저는 내일 파마하러 갈 거예요!” 지난 1월 조윤주씨가 유튜브에 ‘암환자 뽀삐’ 채널을 개설하고 올린 영상들이다. 조씨는 2019년 첫날 유튜브 채널에 첫 영상을 올리면서 당당하게 자신이 ‘난소암 3기’ 투병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른바 ‘암밍아웃’이라고 불린다. ‘암환자는 다 우울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는 이유에서다. 구독자는 벌써 1만8천명이 넘었다. 조씨는 24살 때인 2012년 난소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4년6개월 뒤, 조씨는 골반 쪽에 암세포가 전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스스로 암 환자가 아니라며 애써 외면해오다가 재발 사실을 알게 된 뒤, 숨겨서 될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조씨가 ‘암밍아웃’에 나서게 된 계기다. 암 환자들이 처음 암 진단을 받게 되면 두 가지와 싸우게 된다고 한다. 하나는 지독한 ‘암세포’, 다른 하나는 ‘암 환자에 대한 편견’이다. 뉴스가, 드라마가, 영화가 만들어낸 암 환자에 대한 이미지는 ‘민머리에, 짙은 다크서클,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있을 것’ 같은 우울한 이미지가 지배한다. 이런 이미지들 때문일까. 조씨도 자신이 암 환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4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 “동정받는 게 싫어서 수술한 뒤에 제가 암 환자라는 사실을 주변에 잘 알리지 않았어요. 왠지 다들 불쌍하다고 얘기할 것 같아서요.” 그런 걱정을 하다가 대신 유쾌하게 암밍아웃 하기로 마음먹었다. ‘암환자가 먹으면 그게 바로 항암식단’ ‘8년차 암환자의 암병동 오지랖퍼 이야기.’ 조씨가 올리는 영상들에는 암 환자는 늘 맛없는 항암 식품만 먹는 사람들, 암 환자는 불쌍한 존재, 무조건 위로해줘야 하는 존재라는 편견을 깨는 내용들이 담겨있다. 조씨는 최근 ‘젊은 암 환자들의 돈벌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젊은 암 환자들에 대한 직장 내 편견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직장에서 암 환자라고 밝히는 순간 조금이라도 피곤해 보이면 ‘쟨 암환자라서 그래’라고 보는 편견 때문에 암 환자들이 복직을 망설이기도 해요. 물론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암 환자라고 해서 다 직장에서 일하기 힘든 건 아니거든요. 이런 편견 때문에 직장인 암 환자들이 위축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유튜브 채널 ‘암환자뽀삐’의 운영자 세 명. 왼쪽부터 ‘김대표’ 김이슬씨, ‘뽀삐’ 조윤주씨, ‘꼬실이’ 신소희씨. 암 환자에 대한 편견 깨기에는 조씨의 친구 2명도 동참했다. 조씨의 유튜브 채널에서 닉네임 ‘꼬실이’로 활동 중인 신소희씨는 조씨와 중학교 때부터 친구다. 신씨가 19살 때 신씨의 어머니는 4년 동안 유방암 투병 생활을 하다 세상을 떠났다. 신씨가 조씨 채널에서 ‘암환자 보호자’에 관해 얘기하는 역할을 맡았다. “암 나으면 여행 가자고 하고선 결국 엄마랑 제주도를 한번도 못 갔어요. 암이 나은 뒤에 모든 걸 하자고 미뤄뒀던 게 너무 후회되는 거예요. 치료와 간병도 좋지만, 하루하루 추억을 만들면서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신씨의 말이다. 영상의 촬영과 편집은 또 다른 친구인 닉네임 ‘김대표’ 김이슬씨가 맡고 있다. 암세포와 하루하루 싸워가는 친구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던 김씨는 어느 날 조씨가 싸워야 할 대상은 암세포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제 지인이 윤주의 사진을 보고 ‘친구분은 암환자인데 왜 이렇게 얼굴이 밝아요?’라고 물은 적이 있었어요. 암환자는 무조건 힘없고 우울할 거라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깨는 데 제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싶었어요. 제가 아는 암환자 조윤주는 그 누구보다도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인데….” 김씨가 조씨에게 유튜버 활동을 제안한 이유다. 유방암 투병기를 방송하고 있는 유튜버 ‘비타황의 암쓸신잡’ 황영경씨 유튜브에는 ‘암환자 뽀삐’ 외에도 유튜버 활동에 뛰어든 암투병자들이 더 있다. 유튜버 ‘비타황’ 황영경씨도 지난해 12월 ‘암쓸신잡’이라는 수식어를 내세워 유튜버 활동을 시작했다. 유방암 투병 중인 황씨에게도 ‘편견’은 암세포만큼이나 깨부숴야 할 존재였다. 유방암 항암치료제 특성상 머리카락이 빠지는 탓에 황씨는 현재 머리카락이 3㎜ 정도밖에 나 있지 않은 상태다. 황씨는 모자도, 두건도 없이 앞에 카메라 앞에 선다. 황씨는 “민머리로 투병하시는 분들이 사회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타황의 암쓸신잡’에는 4300여명의 구독자가 모였다. 51만 구독자 수를 보유한 뷰티 유튜버 ‘새벽’에게도 혈액암 투병 사실은 숨길 것이 아니었다. 항암치료로 인해 머리카락이 빠져도 새벽은 유튜버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새벽이 최근 자신의 채널을 통해 항암치료 부작용에 따른 탈모 과정 및 삭발 장면을 공개한 영상은 조회수가 346만회가 넘었다. “요즘에는 여러 가지 가발을 사서 쓰는 재미가 정말 쏠쏠하거든요. 여러 가지 머리스타일을 보여드리면서 뷰티 관련 콘텐츠 제작에도 소홀하지 않으려고요. 오히려 예전보다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새벽이 말했다. ‘암환자 뽀삐’ 채널 운영자 3명의 꿈은 무엇일까. ‘꼬실이’ 신소희씨는 “지금은 주로 암환자들이 저희 채널을 많이 구독하는데, 앞으로는 암환자가 아니거나 암 환자가 주변에 없는 사람들도 우리 영상을 많이 보고 암 환자에 대한 편견 깰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대표’ 김이슬씨는 “지금도 행복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암환자였던 뽀삐’로 채널 이름을 바꿀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뽀삐’ 조윤주씨는 한참을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음…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영상을 보는 사람 모두가!”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후원하기 응원해주세요, 더 깊고 알찬 기사로 보답하겠습니다 진실을 알리고 평화를 지키는 데 소중히 쓰겠습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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