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왜 핵 오염수 문제에 나서냐구요?”

[핵오염수 방류 중단 예술로 걷기 3·4일 차] 울산에서 부산까지

수정 2023-10-10 16:58:11경주 월성원자력홍보관→울산 신명해변→당사→남목3동사무소→태화강역→롯데백화점 광장3일차 아침이 밝았다. 매일 30km씩 8시간 동안 걸어왔다. 지금쯤은 몸이 적응하거나 힘들어하거나 둘 중 하나이다. 오늘부터는 울산이다. 울산 하면 노동자들의 도시라는 생각은 있는데 바다가 있는 해양도시라는 생각을 가끔 잊어버린다.

물론 이런 사안들과 상관없이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다. 노동이라고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부모가 물려준 재산으로 평생을 사는 사람들, 스스로 안전 걱정 없이 언제나 VIP 대접을 받고 사는 사람들 그리고 지금도 이 땅에서 나는 물고기, 소금 안 먹고 대서양에서 나는 생선과 히말라야 소금을 쓰시는 분들 말이다. 언제나 자신은 예외이고 피해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몇 안 되는 다른 세상에 사시는 분들이다.함께 걸으면서 관성해변을 지날 때 옆에 계시는 분이 “개미 진딧물들 노는 곳”이라고 얘기를 하신다. 무슨 말이에요? “여기 울산 현대 다니는 노동자들 말이에요. 공장 안에서 잘 안 나오거든요. 집도 현대가 제공하는 곳같이, 동료들과 다르지 않아요.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휴가 때 어디 가냐면 현대가 이곳 관성 해변에 싱크대까지 넣어준 휴가 시설을 만들면 또 여길 오죠. 그러니까 자본의 월급쟁이들이 그 테두리를 못 벗어나요. 개미가 진딧물들 키우듯이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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