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우리를 능욕할 수 없다.” 지난 8월 29일 서울 지하철 강남역 앞에 모인 여성들은 이렇게 외쳤다. 불법합성물(딥페이크) 성범죄가 전국적으로 학교, 군대, 직장, 가...
지난 8월 29일 서울 지하철 강남역 앞에 모인 여성들은 이렇게 외쳤다. 불법합성물 성범죄가 전국적으로 학교, 군대, 직장, 가정에 이르기까지 만연해 있다는 것이 드러난 후 여성들이 내놓은 메시지였다. 여기에는 디지털 성범죄가 반복적으로 일어났음에도 이를 방치한 정부, 정치권, 사회 여론에 대한 ‘분노’, 그리고 범죄에 ‘위축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거리로 나온 여성들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 지난 9월 4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있는 서울여성회 부설 언니네작은도서관에서 최지수 서페대연 운영위원과 최윤이 정의당 페미클럽 대표를 만났다.최윤이 “너무너무 화가 났다. 사실 딥페이크 성착취물이 없으리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피해가 연속적으로 드러나는 것에 대해서 우리 사회에 얼마나 이런 문화가 만연한 것인가란 생각이 들었다. 피해자에 대한 걱정도 들었다. 젠더 폭력 사건은 사건이 종료됐다고 해도 피해자에게는 피해가 지속해 남는다. 더욱이 이번 딥페이크 성범죄는 내가 아는 사람이 가해자일 수 있다. 나의 일상이 위협받는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들이 다시 일상을 온전히 살아갈 수 있을까 싶은 거다.”
최지수 “단톡방 성희롱을 비롯해 딥페이크 성착취물까지 굉장히 오랫동안 이런 범죄가 반복돼왔고, 또 그것이 끊임없이 드러나고 있다. 정부, 경찰은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음에도 가해자 개인의 책임 문제로 축소한다든지, 텔레그램 수사를 못 한다고 하면서 방조해온 것이다. n번방 사건 이후 법무부에서 만든 TF도 흐지부지되지 않았나. 어떤 경우는 여성들이 SNS에 사진을 올린 것이 잘못이라며 피해자 책임을 묻기도 한다. 여성들에게 더 조심하라고 하는 것이 맞는 대책인가.” 이들은 이 같은 분노를 표출하고 지속해 싸우겠다는 의미에서 강남역 앞 집회에서 말하기 대회를 연다고 말했다.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총력 대응을 주문하는 동시에 ‘능욕 문화’에 저항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능욕’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업신여겨 욕보임’과 ‘여자를 강간하여 욕보임’이다.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범죄는 ‘지인 능욕방’이라는 공간에서 자행됐다.최지수 “능욕 문화를 분석하면 ‘구조적 성차별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남성 집단이 자신들의 주체성을 확인하기 위해 여성을 지배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내부 결속을 만들고 우월성을 확인하려는 행위’다. 여성을 동등한 인간, 동료 시민으로 보지 않고 도구나 물건으로 보는 것이다. 여성이 주체성을 가진 인간이며 시민이기 때문에 능욕할 수 있다는 생각이 얼마나 대단한 착각인가를 말하고 싶다. ‘능욕할 수 없다’는 우리 스스로 훼손될 수 없다는 것을 선언하는 의미가 있다.”최윤이 “능욕 문화가 언제부터 있었을까.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월 27일 국무회의에서 딥페이크 성범죄에 강력히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8월 26일부터 허위영상물 특별 집중단속을 시작했고, 이어 허위영상물 제조 방조 혐의로 텔레그램 법인 내사에 들어갔다. 국회에선 정당별로 TF가 꾸려지고 지난 8월 말부터 관련 법률 개정안이 수십건 발의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텔레그램에 성범죄 영상물 삭제 요청을 하고, 텔레그램도 사과와 함께 요청에 응하겠다는 답변을 해왔다고 한다. 교육청별로 각급 학교에서 예방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총력전’을 방불케 한다. 부처별·기관별로 이번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컨트롤타워가 돼야 할 여성가족부의 권한, 기능, 예산이 축소된 상황에서 ‘실효성이 얼마나 있느냐’는 질문이 뒤따른다.-두 사람은 ‘피해자 관점의 대책’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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