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공군 하사 유서에 부대 내 괴롭힘 정황, 이예람 중사 관사 뒤이어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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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공군 하사 유서에 부대 내 괴롭힘 정황, 이예람 중사 관사 뒤이어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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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서 또 수사가 제대로 안 될 것 같은 정황이 잇따르자 결국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한 유가족과 군인권센터.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공군 제20전투비행사단 강 하사 사망 사건 초동 브리핑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7.27. ⓒ뉴시스군인권센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로 추정되는 다이어리에 기재된 내용과 여타 정황을 볼 때 강 하사 사망에 부대 내 요인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임관한 지 1년을 갓 넘긴 강 하사는 지난 19일 오전 20비행단 영내 독신자 숙소 내부 발코니에서 숨진 상태로 동료 부대원에게 발견됐다.

20비행단은 1년여 전 상관으로부터 성추행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이예람 중사가 근무했던 곳이다.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유서 일부에는 “난 아무 잘못도 없는데 나한테 다 뒤집어씌운다”, “내가 운전한 것도 아니고 상사님도 있었는데 나한테 왜 그러냐”, “○○사 ○○담당 중사, 만만해 보이는 하사 하나 붙잡아서 분풀이하는 중사, 꼭 나중에 그대로 돌려받아라” 등 강 하사가 부대 내에서 부당한 일을 겪은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담겼다. 군인권센터는 “유서에 따르면 군 복무 중 겪은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입대를 후회하고 군 생활을 원망하며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유서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강 하사에게 이유 없이 비난한 사람이 있었다는 점, 상급자와 관련하여 겪었던 부당한 일었다는 점, 공군 교육사령부 체력검정 담당자가 강 하사에게 부당한 처사를 한 바 있다는 점, 일련의 과정 속에 항공과학고등학교 진학 및 군 입대를 후회한다는 이야기가 다수 적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 하사를 힘들게 만들었던 근무환경 및 주변 인원에 대한 면밀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뿐만 아니라 유서에 스마트폰 비밀번호를 2회나 명시한 것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전자기기에 대한 포렌식 역시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나아가 이 중사가 지난해 5월 사망한 이후 공실 상태였던 해당 관사에 강 하사가 올해 1월 입주해 사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유서에는 해당 관사에 살게 된 것을 후회하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고 군인권센터는 전했다. 군인권센터는 “유가족이 우연히 인지하게 된 바에 의하면 강 하사가 살던 관사는 지난 해 5월, 故이예람 중사가 사망하였던 관사”라며 “해당 관사와 옆 집은 사건 이후 모두 이사를 나갔고, 강 하사가 입주하기 전까지 반년 넘게 아무도 들어오지 않아 공실로 유지되고 있었다”고 밝혔다.군인권센터는 “강 하사는 입주 3개월이 흐른 올해 4월에 이르러서야 집으로 온 우편물을 통해 해당 관사가 이 중사가 사망한 장소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이후 주변 동료들에게 공포감과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사 배정을 관리하는 복지대대는 부대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초임 하사에게 일언반구 없이 아무도 살려 하지 않는 관사를 배정했다”며 “신상 관리 대상인 초임 하사가 해당 관사에 거주하게 된 배경과 강 하사가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겪었던 사정을 인지했는지 면밀히 수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하사는 군사경찰과 군의관 소견상 외력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없어 극단적 선택에 무게가 실린다. 거실 바닥에는 유서로 추정되는 다이어리와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이 가지런히 정렬돼 있었고, 외부 침입 흔적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군은 강 하사 사망 이후 공군 수사단을 파견했으며, 수사단은 민간 경찰과 군인권센터,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보호관, 시민단체 군인권센터 등의 입회하에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군인권센터는 “이 사건은 군사법원법 개정 및 군인권보호관 설치 이후에 발생한 사건으로, 변사사건수사 과정에 군검찰, 군사경찰, 민간경찰, 민간검찰, 군인권보호관 등 다수의 주체가 참여, 입회할 수 있다”며 “그런데 유서를 발견한 이후 입회한 다른 주체들이 그 내용을 확인하기에 앞서 수사자료로 봉인했다가 항의를 받고 다시 봉인을 푸는 등 초동수사 과정에서 민간과의 협조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인권센터는 “‘사망사건의 원인이 된 범죄’의 유무를 군이 직접 판단함으로써 사망사건 처리의 주도권을 민간에 넘기지 않겠다는 심산으로 보이는데, 이는 고 이예람 중사 사망으로 말미암아 개정된 군사법원법의 개정 취지를 형해화하는 조치”라며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민간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해도 모자랄 판에 도리어 영역 다툼을 벌이는 군의 태도는 대군불신만 가중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군인권센터는 공군 수사단과 검찰단이 유가족에게 부검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서명을 해야만 강 하사의 시신을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길 수 있다고 한 점, 유가족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로 부검할 수 있다고 말한 점, 유가족이 유품을 챙기려 하자 이를 저지한 점 등을 거론하며 “군 수사기관의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질타했다. 군인권센터는 “유가족과 군인권센터는 사망사건 발생 이후 1주일 가까운 시간 동안 사건 전반을 공론화하지 않고 지켜보았으나 일련의 상황을 보았을 때 군에 협조만 하여서는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하에 기자회견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군과 군 수사기관은 여전히 강 하사의 죽음에 군이 져야 할 책임이 있는지 없는지에만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유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사망 직후에 이미 인지하여 놓고도 유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며 “강 하사가 부대적 이유가 아닌 개인적 이유로 사망하였다는 결론을 만들고 싶은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고 따졌다. 군인권센터는 “사람이 연달아 죽어나가도 변하는 것 없이 계속 사망 사건이 증가하는 추세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며 “지금이라도 심기일전해 성역 없는 수사와 진상규명을 통해 강 하사의 죽음을 헛된 죽음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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