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한 권력 앞에서 그는 한 사람의 힘없는 시민이었지만, 불의한 언어 앞에선 한 사람의 작가로서 지지 않기 위해 ‘말의 날’을 갈았습니다. 30년 전의 문장이 지금의 우리를 아프게 찌릅니다. 조세희 미공개노트 🔽 작업 노트 속 ‘조세희의 말’
작업 노트 속 ‘조세희의 말’ 조세희 작가의 작업 노트엔 ‘고문기술자’ 이근안에 대한 메모가 있다. 그는 이 메모 등을 참고해 영우의 고문 피해를 묘사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유족 제공 ☞한겨레S 뉴스레터를 구독해주세요. 검색창에 ‘에스레터’를 쳐보세요. 조세희 소설가의 미출간 장편 는 ‘말의 저항’이기도 하다. ‘당대의 지배 논리들’과 대결하는 작가의 말들이 등장인물들의 입을 빌려 쏟아진다. “ 일자리는 많이 만들었지? 그렇게 해서 실업자를 없앴지?” 동생들이 묻자 큰오빠 영우는 말한다. “현대 독재자들에게 그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본과 기술이 없어도 그들은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공업용수 풍부한 강이나 바닷가에 공장 지을 땅만 내주면 거기에 옛날에는 상상도 못 했던 거대한 공장이 들어서고 비쩍 마른 국민들은 줄을 서서 들어가 열심히 일했지. 국민들은 공장에 나가며 날마다 힘이 쭉 빠져 나왔지만, 전처럼 굶지는 않았다.
” 30년 이상 앞서 쓰인 문장이 지금의 우리를 아프게 찌르기도 한다. “아파트값 땅값 치솟자 노태우가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었다. 노태우는 이 세상 최고의 미남이었고, 그는 신뢰였으며, 희망이었고, 꺼져서는 안 될 등불이었다.” 시대와 불화해온 작가가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 같은 말들도 있다. “민중과 똑같이 살기를 바랐다. 민중이 부자가 될 때 그도 부자가 될 생각이었다. 국민이 가난할 때 부자가 되어 잘 사는 것은 죄악이었다. 민중과 더불어 살고, 가난하고, 위험도 늘 따르는 그런 생활.” 한 노트엔 그가 여러 장의 메모지에 이어 쓴 ‘작가의 말’이 있다. 투명테이프로 연결한 메모지들이 시간을 견디느라 다갈색으로 변했다. 1990년 에 연재를 시작하며 쓴 것으로 보이지만 잡지에 실린 말과 겹치는 부분은 한 문장밖에 없다. 작가가 덜어낸 말들의 일부를 복원한다. “ 병과 싸우며 이 작품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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