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처럼 무조건 5000원 이하로 만들어라”…유통 생존 키워드 ‘값부터 정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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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로 소비 심리 위축에 ‘가격 역설계’ 전략 확산 이마트 초저가 화장품 돌풍 GS25 천원 즉석밥 인기

GS25 천원 즉석밥 인기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유통가에서 ‘가격 역설계’가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을 먼저 정한 뒤에 원가·유통·패키지 비용을 거꾸로 맞추는 방식이다. 고물가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가성비’를 갖춘 ‘저가 제품’이 유통업체 경쟁력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아예 전 제품이 5000원 이하인 그로서리 특화 자체 상표 상품을 내놓았고, 편의점은 1000~2000원대 초저가 자체 브랜드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가격 역설계의 대표적 성공 사례는 다이소다. 설립 초기부터 가격 역설계를 적용해 28년째 균일가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2년 전부터는 화장품·건강기능식품까지 가격 역설계를 적용해 뷰티·건기식 분야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안에 5000원 이하 저가 화장품 브랜드를 1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마트가 지난 4월 LG생활건강과 손잡고 처음으로 5000원 이하 저가 화장품 ‘글로우’을 내놓았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연일 품절될 정도로 히트를 치자 저가 화장품 라인업 확대를 결정한 것이다.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는 8종 모두 4950원으로 5000원 이하다. 다이소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3000~5000원대 화장품과 비슷한 가격대인 데다 소용량이다. 출시 직후 두 달간 3만2000여 개가 판매되며 이마트 스킨케어 전체 매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글로우:업 제품 1탄과 2탄은 지난 4월 17일부터 8월 13일까지 누적 7만5000개가 팔려나갔다. 이마트 초저가 화장품은 기획부터 ‘가격’에 맞춰 제품을 제작한 사례다. 이마트는 모든 제품의 판매가를 4950원으로 미리 고정했다. “1만원은 부담스럽지만 5000원 정도는 괜찮다”고 느끼는 시장 수요를 반영해서다. 이후 이 가격 기준에 맞춰 원가, 이익, 포장, 제조 방식을 역으로 설계했다. 포장재의 불필요한 요소를 줄이고 운송 비용을 효율화했다. 그 결과 5000원 이하 가성비 화장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다. 이마트는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글로우:업을 비롯해 국내 우수 화장품 제조사의 초저가 화장품 단독 브랜드를 총 10개로 확장 운영할 계획이다. 당장 이달에는 고효능 스킨케어 브랜드 ‘허브에이드’의 ‘버블 5종’ 라인을 신규로 론칭했고, 오는 10월에는 글로우:업 3탄을 출시한다. 이마트는 최근 전 제품이 5000원 이하인 PL ‘오케이 프라이스’를 내놓기도 했다. 이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 이마트에브리데이에서만 판매되는 그로서리 특화 제품 브랜드로 162종을 아우른다. 전 제품이 5000원을 넘지 않으며 이 같은 초저가 제품을 하반기에는 250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에 다양한 PL 제품이 있지만 오케이 프라이스의 특징은 가격에 있다. 전 제품이 5000원을 넘지 않는 초저가 브랜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여도 소비자들은 안 사면 그만”이라며 “어떻게든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려면 5000원 이하면서 품질은 확보된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가격을 맞추기 위해 제조와 유통과정 비용을 대폭 절감했다. 이마트는 에브리데이 통합 매입으로 비용을 낮추고 1·2인 가구에 맞는 소포장으로 설계해 타사 브랜드 대비 최대 70% 이상 가격을 낮췄다. 기존 즉석밥 대비 가격을 절반으로 낮춘 GS25의 ‘혜자백미밥’은 1년 넘게 가격 역설계를 고민한 성과다. GS리테일이 중소 제조사와 손잡고 만든 혜자백미밥은 6개 구성된 번들이 6000원으로 개당 1000원꼴이다. 기존 즉석밥의 반값이다. 지난 6월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에서 출시됐는데 편의점에서는 출시 즉시 햇반과 오뚜기밥에 이어 즉석밥 판매량 3위에 올랐다. GS더프레시에서는 오뚜기밥까지 넘어 즉석밥 판매 2위로 뛰어올랐다. GS25는 “아무리 요즘 즉석밥이 2000원을 넘는다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은 ‘밥 한 공기에 1000원’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1000원이 넘으면 부담스럽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1000원 즉석밥을 만들자는 생각에 기획한 제품”이라고 했다.롯데마트는 델리에 초저가 균일가 전략을 적용해 고객을 붙잡고 있다. 롯데마트 델리 식품 ‘요리하다 월드뷔페’는 직장인 평균 점심값이 1만원을 넘어선 가운데 5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치킨 스테이크, 깐쇼새우, 나시고렝 등 양식·중식·아시안 음식까지 60여 개 상품을 3990원과 4990원의 균일가로 판매한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통합 소싱을 통해 원물을 대량으로 확보해 원가 경쟁력을 높였고 인력이 많이 필요한 일부 메뉴는 협력사로부터 ‘반제조’ 형태로 들여와 가열만 해 판매가를 낮췄다.유통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이 ‘가격 허들’에 매우 민감해졌다”며 “이제는 단순히 가격이 싼 것을 넘어 품질과 브랜드까지 갖춰야 하기 때문에 가격·유통·데이터를 함께 묶어 혁신하는 기업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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