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프레소-114] 영화 ‘이니셰린의 밴시’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는 왜 인간관계가 어느 순간 ‘툭’ 하고 끊어지는지를 사유하는 소설이다. 가족보다도 더 친한 네 명의 친구에게 절교 선언을 들은 주인공 다자키 쓰쿠루는 한동안 죽을 생각만 한다. 시간이 지나 자살 충동은 옅어졌지만, 세상에서 그가 차지하는 존
*주의: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는 왜 인간관계가 어느 순간 ‘툭’ 하고 끊어지는지를 사유하는 소설이다. 가족보다도 더 친한 네 명의 친구에게 절교 선언을 들은 주인공 다자키 쓰쿠루는 한동안 죽을 생각만 한다. 시간이 지나 자살 충동은 옅어졌지만, 세상에서 그가 차지하는 존재감도 희미해진다.
마틴 맥도나 감독의 ‘이니셰린의 밴시’를 보며 이 소설이 떠오른 건 두 창작자가 같은 데서 고민한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인간은 어제까지만 해도 서로 헤어지면 못 살 듯 친밀하다가도, 바로 다음날 별 이유도 없이 돌아서 버린다. 우리가 결별하는 데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실제로는 어느 순간 멀어지는 게 인간관계의 속성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파국을 맞이할 수도 있다. 파우릭은 그것을 진실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찾아오지 말라는데도 뻔질나게 찾아오는 친구에게 콜름은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자신은 어느 순간 인생의 유한성을 절감하게 됐고, 더는 술이나 마시며 삶을 허비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바이올리니스트인 그는 좋은 곡을 많이 남기고 싶다는 소망을 밝힌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 하는 파우릭에게 콜름은 충격적인 선언을 한다. “앞으로 귀찮게 할 때마다 내 손가락을 하나씩 잘라서 자네에게 줄 거야.”
그러나 콜름은 끝내 자기 손가락을 잘라 친구의 집에 던지며 친구의 기대를 깬다. 일반적이라면 ‘이쯤에서 관둬야지’라고 마음먹겠지만, 파우릭은 그런 극단적 행위에도 뭔가 다른 이유가 존재할 것이라 추측하는 인물이다. 콜름은 결국 왼손의 손가락 전부를 잘라 자기가 얼마나 절교에 간절한지를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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