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살 앞두고 재심 신청한 엄주분의 딸 박예춘그가 70대 중반에 출생신고 새로 하는 사연은
‘엄마’란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말이다.
그로부터 73년이 지난 2023년 12월, 100살을 앞둔 98살의 어머니 엄주분이 대법원에 재심을 신청한 일은 딸 박씨가 상상하지 못한 초현실적 사건이었다. 본인이 실제 공작원임을 인정하면서 재심을 청구한 첫 사례다. 어머니의 재심 신청 이후 박예춘씨는 자신의 호적을 완전히 흔들고 있다. 70대 중반이 되어 출생신고조차 다시 해야 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박씨는 “낳아놓고 책임지지 않은 어머니가 얄밉지만 부끄럽지는 않다”고 말했다. 2023년이 저물어가는 지난 13일 경기 군포의 한 카페에서 박씨를 만나 최근의 사연과 살아온 이야기를 들었다. 아직도 ‘엄마·어머니’가 어색한 딸은 엄주분씨를 ‘엄 권사’라고 불렀다.―1948년 1월 대전에서 태어나 부모와 다함께 산 기간이 1년도 안된다고 들었다.
“요양원 면회실에서 이야기 나눌 때 옆에서 졸면서 들었다. 덕분에 모르던 이야기를 많이 알게 됐다. 그동안 어머니가 말해도 듣지 않던 이야기를 이번에는 제대로 알게 됐다. 언제 북에 올라가고 남에 내려오고, 또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그 시대가 엄혹했다는 건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아는 게 없었다. 고문당한 사실도 들었지만, 영화에서나 보던 일들이 실제로 그렇게 잔혹하게 있었다는 것은 몰랐다. 역사공부한 셈이다.”“1950년 어머니가 북한에 가려고 할 때 아버지가 말렸다는 사실이다. 엄마가 뿌리치고 간 거다. 본인은 산에서 일하는 게 안 맞아서 갔다지만, 아버지 입장에서는 얼마나 원망을 했을까. 그럼 결혼하지를 말든지. 소학교 때 선생님이 골라준 사람이니까 싫지는 않았는데, 결혼 뒤 일해야 해서 애 가질까 겁을 내다가 덜컥 나를 임신한 거다. 그럼 북한에 갔을 때 딴 남자를 만나서 살던가. 입장 바꿔 생각해도 달리 방법이 없었을 것 같기는 하다.
United States Latest News, United States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엄마 성 빛내기’ 플랫 입주자 프로젝트] “제 손주는 ‘엄마의 엄마의 엄마 성’을 따랐다고 할 수 있도록”의성 김씨 아버지와 경주 김씨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선경씨(62)는 아버지 성인 의성 김씨를...
Read more »
[플랫 입주자 프로젝트] 엄마가 말했다 “엄마부터 엄마 성으로 바꿔볼게”[플랫]의성 김씨 아버지와 경주 김씨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선경씨(62)는 아버지 성인 의성 김씨를...
Read more »
'건희 엄마 나를 만나 업그레이드'...검사장 독대한 락천 선생[가족의 영광⑤] 검찰 고위직과 '도자기 교류'... 최은순과 사업파트너, 패밀리로 언급
Read more »
'김건희 엄마 나를 만나 업그레이드'...검사장 독대한 락천 선생[가족의 영광⑤] 검찰 고위직과 '도자기 교류'... 최은순과 사업파트너, 패밀리로 언급
Read more »
“엄마, 한 입만 더” “절대 안돼”…전쟁 부르는 ‘이것’ 대체 뭐길래 [추동훈의 흥부전][흥부전-35][브랜드로 남은 창업자들-30] 피에트로 페레로 겨울같지 않은 오락가락 날씨가 이어지는 요즘이지만 연말이 다가옴에 따라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조금씩 달궈지고 있습니다. 백화점과 쇼핑몰은 외벽과 실내 곳곳에 트리를 설치하고 빨갛고 파란 불빛과 조명으로 꾸미는 등 방문객들을 위한 꽃단장이 한창입니다. 그리고 여러 제과점들과 카페는 크리스마스 에디션
Read more »
'차마 장가가란 말을 못하겠다'는 엄마... 전 괜찮습니다[이게 이슈] 저출산이 탓? 당신들만 모르는 생활의 무게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