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한여름의 악몽’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개막일부터 3일 오전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무려 540여명. 35도가 넘는 체감온도 속 그늘 하나 없는 땡볕 아래 참가자들은 찜통더위와 벌레,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3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 내 잼버리 병원에서 온열질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부안/연합뉴스 하루하루가 생존게임이다. 지난 1일 전북 새만금에서 개막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한여름의 악몽’으로 변해가고 있다. 나무 그늘 하나 없고 배수는 엉망인 열악한 환경에 연일 이어지는 폭염, 여기에 조직위원회의 부실한 운영까지 겹치면서 역대 최악의 잼버리 대회가 될 것이란 우려까지 나온다. 소셜미디어에는 “나라 망신이다” “대체 준비를 어떻게 한 것이냐”는 항의성 글이 폭주하고 있다. 2일 열린 개영식에선 참가자 88명이 어지럼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고, 이 가운데 83명이 온열질환으로 치료를 받았다. 개막일인 1일부터 3일 오전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무려 540여명. 35도가 넘는 체감온도 속 그늘 하나 없는 간척지 땡볕 아래서 참가자들은 찜통더위와 벌레, 열악한 위생환경 속에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한 미국인 참가자의 어머니도 “악몽으로 변해가는 아들의 꿈에 가슴이 아프다. 이 혼란에 내 지갑만 큰 대가를 치렀다. 주최 쪽이 준비가 미비해 너무 슬프다”고 꼬집었다. 문제점이 속출하는데도 조직위는 “큰 문제 없다”라는 말만 거듭하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나온 온열질환자는 모두 경증 환자이며, 중증 환자는 단 한명도 없다”며 “훈련받은 운영요원과 지도자들이 청소년 대원들 옆에서 건강을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3일 전북 시민단체들이 전북 부안군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조직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계 청소년들이 더는 폭염 피해를 입지 않도록 행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전북녹색연합 제공 그러나 이날 취재진에 목격된 야영지 내 잼버리병원은 부족한 침상에 오전부터 밀려든 온열환자들로 하루 종일 분주했다. 침상을 차지하지 못한 내원자들은 의자에 앉거나 바닥에 주저앉아 차가운 물병으로 열을 식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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