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시민들 ‘5·18’을 찾다

‘12·3’ 시민들 ‘5·18’을 찾다 News

‘12·3’ 시민들 ‘5·18’을 찾다
United States Latest News,United States Headlines
  • 📰 kyunghyang
  • ⏱ Reading Time:
  • 127 sec. here
  • 4 min. at publisher
  • 📊 Quality Score:
  • News: 54%
  • Publisher: 51%

광주 동구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안은 18일 시민들로 북적였다. 1층 전시관 벽을 따라 줄지어 선 사람들이 몸을 기울이고 흑백사진들을 응...

“고마워요 광주, 여기 있어줘서” 황영주씨와 신희중씨가 지난 17일 밤 광주 동구 중앙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오월 텐트촌’에 참여해 기자의 취재에 응하고 있다. 한 어린이가 같은 날 금남로에서 열린 5·18 전야제에 참가해 아스팔트 바닥에 분필로 글씨를 쓰고 있다. 우혜림 기자 saha@kyunghyang.com광주 동구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안은 18일 시민들로 북적였다.

1층 전시관 벽을 따라 줄지어 선 사람들이 몸을 기울이고 흑백사진들을 응시했다. 전시를 보러 순천에서 온 류시겸씨도 사진들을 봤다. 1980년 5월 계엄군에 맞선 시민들의 모습에서 ‘2024년 12월3일 여의도’가 보였다.45주년을 맞은 5·18민주화운동이지만 올해 ‘광주의 5월’은 여느 때와 달랐다. 12·3 불법계엄을 거친 뒤였고, 광주에서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소설가 한강의 노벨상 수상 소감인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동시에 아름다운가’라는 질문을 통과한 5월이었다. 17~18일 이틀간 시민들은 때로 추모하고 때로 즐기며 이 특별한 ‘광주의 밤’을 함께 보냈다. 지난 17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만난 김제우씨의 발걸음은 제1묘역 좌측 구석에서 멈췄다. 겨우 열댓 살 된 어린 얼굴이 영정에 담겨 있었다. 경북 포항에서 온 김씨는 “올해는 꼭 광주에 오고 싶었다”며 “12·3 계엄을 해제할 수 있었던 것은 묘지에 계신 광주 시민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여의도에서, 남태령에서, 광화문에서 내란 세력에 맞서 깃발과 응원봉을 들었던 것이 45년 전 광주정신과 다르지 않았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내리쬐는 볕에 연신 땀을 훔치면서도 걸음을 늦추며 묘지를 둘러봤다. 이날 민주묘지는 시민들로 붐볐다. 입구 앞에선 광주 시민들이 방문객들을 반기며 주먹밥과 생수 등을 나눠줬다. 묘역 곳곳에서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묵념을 하거나 한강의 소설 를 낭독했다. 청년들은 동그랗게 묘지를 둘러싸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12·3 불법계엄을 계기로 광주를 처음 방문한 시민들도 있었다. 경기 남양주시에서 새벽부터 운전해 광주를 찾았다는 안미영씨는 “광주 시민들이 피땀으로 세운 민주주의가 12·3 불법계엄 때 한순간 무너지는 걸 보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며 “민주화 영령들에게 기도드리고 도움도 청하고 싶어서 왔다”고 했다. 안씨는 묘비에 쓰인 이름 하나하나를 읊으며 ‘주여, 이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라고 기도했다. 충남 논산시의 조세연씨도 처음 광주를 찾았다. 조씨는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로 광주를 이용해 죄 없는 국민을 죽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싸운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에서라도 똑바로 된 나라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광주는 추모의 공간이면서 축제의 공간이기도 했다. 시민들은 12·3 불법계엄에 대항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이끌어낸 정신을 되새기며 금남로에서 열린 5·18 전야제를 즐겼다. 금남로는 5·18 당시 계엄군의 집단 발포가 있었던 곳이다. 어린이들은 색색의 분필로 아스팔트 바닥에 ‘광주 파이팅’ 등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렸다. 저녁이 되자 시민들은 공연을 즐기며 함께 노래를 불렀다. 도로에 설치된 전광판에서 탄핵 광장에 나온 시민들의 얼굴을 상영하며 ‘우리는 사랑으로 이겼습니다’라는 글귀를 띄우자 시민들이 환호하기도 했다. 서울 은평구에서 온 해인씨는 “끝도 없는 행진 행렬을 보면서 ‘광주는 어쩌면 이렇게 멋있을까’라고 생각했다”며 “온전히 정의로워지는 기분은 정말 짜릿하고 소중하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온 성기원씨도 “우리가 탄핵 국면에서 포용력 있는 광장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광장의 첫 주자이자 대표 주자인 광주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올해의 광주를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성씨는 휴대전화 카메라로 전일빌딩245 등 곳곳을 찍었다. 전일빌딩245는 1980년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 흔적이 남은 곳이다. ‘245’는 총탄 흔적의 개수이자 전일빌딩의 도로명 주소다. 오후 9~10시 전야제가 끝날 무렵 중앙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오월 텐트촌’이 열렸다. 518개의 텐트가 설치됐다. 텐트촌에 참여한 시민들은 옛 가수의 노래를 듣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5·18의 전야를 마무리했다. 공수영씨는 “오늘 서남대병원이 방문객들에게 공개돼 있어 딸과 다녀왔다”면서 “역사의 현장에 참여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며 웃었다. 서남대병원은 5·18 당시 광주적십자병원으로, 시민 부상자들을 치료한 병원이다. 정치 많이 본 기사 광주 시민들은 축제의 광장이 된 도시를 반겼다. 황영주씨는 “솔직히 10년 전만 해도 광주 시민인 것이 자랑스럽지 않았다”며 “하지만 여러 사람들이 광주정신을 기억해주니 ‘우리가 여기서 버티는 것만으로도 광주정신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기쁘다”고 말했다. 신희중씨는 “더 많은 지역 사람들이 광주를 찾아서 5·18민주항쟁과 관련된 진실들을 똑바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8일 오후 5시18분이 되자 5·18시계탑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흘렀다. 광주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묘역에서, 거리에서 울고 웃었다. 축제와 추모가 뒤섞였다. 2024년 12월3일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했고 2025년 5월18일 산 자가 죽은 자를 기억하기 위해 광주에 모였다. 아픔의 공간, 저항의 공간이었던 광주는 이제 또 어떤 5월을 마주하게 될까. 앞으로의 광주가 어떤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지 묻자 해인씨가 말했다. “광주는 거기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커요. 광주에 더 이상 뭔가를 바라지 말고, 그저 광주를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어요.”

We have summarized this news so that you can read it quickly. If you are interested in the news, you can read the full text here. Read more:

kyunghyang /  🏆 14. in KR

 

United States Latest News, United States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⑧“성소수자는 우리의 친구가 아니라 나다!”···깃발 들고 광장 지킨 퀴어들[광장에서 시민에게 듣는다]⑧“성소수자는 우리의 친구가 아니라 나다!”···깃발 들고 광장 지킨 퀴어들[광장에서 시민에게 듣는다]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탄핵’을 촉구했던 광장에는 수많은 깃발이 펄럭였다. 20대 후반 트랜스젠더 남성 류모씨는 지난해 12...
Read more »

“피 부족하다” 5·18 헌혈행렬…『소년이 온다』 속 ‘적십자병원’ 308호였다“피 부족하다” 5·18 헌혈행렬…『소년이 온다』 속 ‘적십자병원’ 308호였다광주광역시는 7일 '제45주기 5·18을 맞아 5·18사적 제11호인 ‘옛 광주 적십자병원’을 오는 31일까지 한시 개방한다'고 밝혔다. 광주시 동구 불로동에 있는 광주 적십자병원은 옛 전남도청, 전일빌딩 등과 함께 5·18을 상징하는 공간 중 한 곳이다. 박용수 광주시 민주인권평화국장은 '소년의 길은 5·18과 민주주의의 의미를 다시 새기고 광주의 역사와 정신을 체험할 수 있는 도보길'이라며 '5·18 사적지와 연계한 광주 적십자병원 개방과 전시 등을 통해 국민의 공감과 참여를 끌어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ead more »

택시기사가 추천하는 부산의 맛…제10회 원도심활성화축제 ‘택슐랭’택시기사가 추천하는 부산의 맛…제10회 원도심활성화축제 ‘택슐랭’부산시는 16~18일 중·동·서·영도구 등 옛도심 일원에서 제10회 부산원도심활성화축제 ‘택슐랭’을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부산원도심활성...
Read more »

대구 열기에 이재명도 놀랐다…“색깔이 무슨 상관, 일만 잘하면 되지 않나”대구 열기에 이재명도 놀랐다…“색깔이 무슨 상관, 일만 잘하면 되지 않나”“여기가 진짜 대구 맞아예” 감사 인사 전한 이재명, ‘재명이가 남이가’ 현수막 준비한 시민들
Read more »

김문수 선대위 ‘12·12 가담 5·18 진압’ 정호용, 고문 인선했다 취소김문수 선대위 ‘12·12 가담 5·18 진압’ 정호용, 고문 인선했다 취소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14일 저녁 5·18 민주화운동 진압 작전을 지휘한 정호용 전 국방부 장관을 김문수 대통령 후보자를 자문할 상임고문으로 위촉했다가 논란이 되자 한밤에 번복하는 소동을 빚었다. 국민의힘은 이날 밤 “정호용 전 국방부 장관의 상임고문 위촉을 취
Read more »

5·18기념식 『소년이 온다』 문재학 ‘재조명’됐다…이재명 '헌법 전문 수록'5·18기념식 『소년이 온다』 문재학 ‘재조명’됐다…이재명 '헌법 전문 수록'문 열사는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 속 주인공 ‘동호’의 실제 인물이다. 문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84) 여사는 '그동안 5·18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광주가 노력했지만, 큰 성과가 없던 상황에서 한강 작가가 크게 도움을 줘 정말 감사하다'며 '한강 작가가 우리 재학이는 물론이고 5·18을 세계에 알리니 기분이 말할 수 없이 좋다. 이재명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5·18은 지난해 12·3 계엄에서 현재(의 위기)를 구하고, 사람들을 다시 살려낸 정신'이라며 '5·18 정신을 반드시 헌법 전문에 수록해야 한다'고 말했다.
Read more »



Render Time: 2026-04-02 05:5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