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지 않는 물감’으로 AI가 꿈꾼 자연···‘결과’보다 과정이 흥미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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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스크린에서 분출하고 쏟아져내리는 듯한 총천연색 입자와 물감의 대향연,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미디어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AI가 예술의 새로운...

데이터 공개·재생에너지 사용 “윤리적 제작”대형 스크린에서 분출하고 쏟아져내리는 듯한 총천연색 입자와 물감의 대향연, 인공지능을 이용한 미디어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AI가 예술의 새로운 도구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아나돌은 그중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케일이 큰 작품들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아나돌의 AI가 생성한 이미지가 2002년 뉴욕현대미술관 1층 벽면 전체를 가득 채운 것은 현대미술계에서 상징적인 장면이 됐다.

미디어 아트 작가 레픽 아나돌이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푸투라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품 제작에 사용된 AI 모델인 LNM 제작 과정을 시각화한 영상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3관에선 아마존에서 한달 간 체류하며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물과 관련된 이미지를 만날 수 있다. 천장에 걸치된 대형 스크린에서 푸른색 물감들이 아래로 쏟아질 듯 움직이고, 그 이미지는 바닥의 거울에 반영된다. 나무 수액 소리를 기반으로 한 음악이 배경에 흐른다. 아나돌은 “아마존에서 선주민과 함께 생활하며 왜 물이 중요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물과 함께 명상하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아나돌은 그동안 뉴욕현대미술관의 소장품 13만8000개를 기반으로 만든 ‘Unsupervised’,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100년 동안의 공연, 음악 등을 기반으로 한 ‘WDCH Dreams’,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한국 전통음악, K팝 뮤직비디오 등을 기반으로 만든 ‘희로애락’ 등을 선보였다. 원데이터는 다르지만, 생성된 결과물의 스타일은 유사하게 느껴진다. 아나돌은 “모네, 고흐 등도 고유한 화풍을 가졌다”며 “데이터는 물리학 법칙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마르지 않는 물감이다. 형태와 질감이 끊임없이 변화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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