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성악가 김태한(22·바리톤)이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성악가 김태한이 우승을 차지했다.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1988년 성악 부문이 신설된 이후 아시아권 남성 성악가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성악 부문 본선 진출자 중 64명 중 18명이 한국 출신이었다.
김태한은 2000년생으로 선화예고를 졸업하고 현재는 서울대 음악대학 성악과에 재학 중이다. 지난해 9월 독주회로 데뷔한 신인이다. 2021년 한국성악콩쿠르, 한국성악가협회 국제성악콩쿠르, 중앙음악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스페인 비냐스, 독일 슈팀멘, 이탈리아 리카르도 잔도나이 국제콩쿠르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내왔다.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세계적 권위의 음악 콩쿠르다. 첼로와 성악, 바이올린, 피아노 부문으로 나뉘는데 매년 분야를 달리해 개최한다. 폴란드의 쇼팽 콩쿠르, 러시아의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와 함께 ‘3대 콩쿠르’로 꼽힌다.
김태한은 이 대회에서 우승한 다섯 번째 한국인이자 첫 아시아권 남성이다. 2011년 소프라노 홍혜란이 아시아계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4년 황수미, 2015년 임지영, 2022년 최하영이 정상에 섰다.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3일까지 치러진 올해 대회에는 64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이중 18명이 한국인 성악가였으며, 김태한을 비롯해 정인호와 권경민 등 3명이 결선에 올랐다. 정인호는 5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 출신의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지난 2일 치러진 결선 무대에서 김태한은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의 오페라 ‘돈 카를로’ 중 ‘오 카를로 내 말을 들어보게’, 오스트리아 작곡가 에리히 볼프강 코른골의 ‘죽음의 도시’ 중 ‘나의 갈망, 나의 망상이여’ 등 4곡을 불렀다.김태한은 우승 직후 연합뉴스에 “남을 잘 의식하지 않기 때문에 대회를 준비하면서 떨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행복하게 음악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음정, 박자만 익히는데 국한하지 않고 시를 분석하고, 시인에 관해 공부하는 등 곡에 대해 깊이 이해하려 했다”고 우승 요인을 분석했다.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번 수상은 K-클래식의 글로벌 영향력을 각인시킨 강렬한 장면이었다”며 “앞으로 김태한 님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전 세계 각지에서 더 많은 이들을 위로하기를 국민과 함께 응원하겠다”고 축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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