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만에 석방, 저작권 연구 한승헌 한승헌변호사평전 시대의양심_한승헌평전 김삼웅 기자
원래 약골인데다 그동안 정신적 육체적 시달림으로 소화기능 장애와 탈진으로 병사로 옮겨졌다. 변호인단이 보석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었다. 독립운동가에서 비롯되어 민주화운동가들에게 이어진 고통의 으뜸은 가족의 생계와 자제의 교육문제였다. 지금도 보수 쪽 인사들은 민주화운동 인사들을 '운동권' 운운하며 비하하지만, 대한민국이 민주국가가 되고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데는 민주화운동에 신명을 바친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독기서린 정권 아래서 누가 나에게 생업의 문을 열어줄 리 없었다. 생각 끝에 어느 고시학원을 찾아갔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자 강좌 내용을 안내하는 인쇄물들이 쌓여 있기에 그 중 한 장을 집어 들여다보았다. 내가 무슨 과목을 가르칠 수 있을까. 나를 써주기나 할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시선을 옮기고 있는데 그곳의 안내 직원인 듯한 젊은 여성이 묻는다. 나를 수험생으로 보고 묻는 그 말에 나는 순간적으로 반가움을 느꼈다.
백수로 여러 달이 지난 1976년 4월 한국사법행정학회에서 발간하는 월간 과 의 주간을 맡아달라는 제의가 왔다. 그나마 '권력의 독기'에서 벗어나 있는 학회여서 가능했을 것이다. 어렵게 마련된 '직장'에 열과 성을 다했다. 감옥에 있을 때 독학으로 저작권법 분야를 공부한 것이 여러 면에서 도움을 주었다. 이어령 교수의 권고가"머지않아 지식 중심의 시대가 오면, 저작권 문제가 크게 부각이 될 테고 그 분야의 공부를 해두면 나라에도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는 견해에 공감하여 연구했던 것이다. 감옥에서도 사회과학 분야는 차입이 불가했으나 저작권 관련 서적은 용인되어서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이때부터 그는 늘 마음속에 두고 온 인간의 정신적 창조를 존중하는 권리, 즉 저작권에 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개시하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1976년 12월 한국저작권연구소를 개설하고 소장이 되었다. 그것은 좌절된 변호사가 다시 명함으로 쓰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정말 열심히 이 방면의 연구에 힘을 기울여 많은 연구논문들을 발표하였다. 어떻게 보면 하늘이 그에게 연구할 기회를 주기 위해 '별 볼일 없는' 전직 변호사를 만들어 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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