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한강 산책] 다리 밑에서 발견하는 새로운 풍경들
전철을 타고 한강을 건너다보면, 가끔 외국인들이 한강을 신기한 듯이 바라다보는 광경을 보게 된다. 그들 입에서 연거푸 '아름답다'는 형용사가 튀어나온다. 스마트폰을 들어 전철 차창 너머로 물 흐르듯 지나가는 한강 풍경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는 사람도 있다. 아파트가 즐비하게 늘어선 강변 풍경마저 아름답단다.
그런 모습을 보면, 새삼 그들 외국인들처럼 '태어나서 한강을 한 번도 안 본' 눈이 갖고 싶어진다. 한강을 수도 없이 많이 보아온 내 눈에도 한강이 아름답게 보일 때가 있는데, 한강을 한 번도 안 본 그 눈에는 한강이 얼마나 아름다워 보일까? 그 눈으로 다시 한번 한강을 바라보고 싶다.자전거를 타고 처음 한강에 갔을 때가 기억난다. 한강에 가 닿기 전에 먼저 중랑천을 만났는데, 그곳에서 바라다본 풍경만으로도 나는 이미 살짝 들뜬 상태였다. 중랑천이 그렇게 아름다운 줄 미처 몰랐다. 한국에 여행을 와서 처음으로 한강을 보게 된 외국인들의 심정이 아마도 그와 같았을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감정이 점점 무뎌졌다. 이제 자전거를 타고 처음 한강을 마주하게 됐을 때 느꼈던 감동은 거의 다 사라졌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때로는 심드렁한 기분을 느낄 때도 있다. 이쯤 되면 사실 지겨워질 만도 하다. 하지만 내가 한강 여행을 그만둘 날은 그렇게 쉽게 오지 않을 것 같다. 그들 눈엔 잿빛 시멘트 구조물이 삭막해 보일 수도 있고, 그 위를 지나가는 자동차들의 소음이 신경에 거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다리 밑에서 접하게 되는 건 그게 전부가 아니다. 다리 밑에도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 거기서 우리는 교각과 상판이 만들어 내는 또 다른 형태의 조형미술을 보게 된다. 무엇보다 거대하고 육중한 선과 면이 모여 만들어내는 입체감이 매우 독특하다.비슷하게 생긴 다리라고 다 같은 다리가 아니다. 다리 밑에서 보면, 그 다리마다 다른 기하학적 문양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공룡의 다리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교각들이 소실점을 향해 연속적으로 달아나는 것 같은 광경을 보고 있으면 장쾌함마저 느껴진다. 인간이 만든 인공구조물 중에, 다리 밑 교각만큼 예술적 감흥을 강하게 불러일으키는 것도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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