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칠레 대선 결선에서 중도 좌파 성향 현 정권에서 노동장관을 지낸 공산당 후보와 ‘칠레 트럼프’라 불리는 공화당 후보가 정면충돌한다. 칠레는 이번 선거로 ‘핑크 타이드(좌파 연쇄 집권)’와 ‘블루 타이드(우파)’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핑크 타이드는 2000년대 좌파 정부가 중남미 전역을 휩쓸었던 때 나왔던 개념으로,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붉은색’보다 온건한 사회주의 정권이 중남미 전역에 번지는 현상을 뜻한다.
오는 12월 칠레 대선 결선에서 중도 좌파 성향 현 정권에서 노동장관을 지낸 공산당 후보와 ‘칠레 트럼프’라 불리는 공화당 후보가 정면충돌한다. 칠레는 이번 선거로 ‘핑크 타이드’와 ‘블루 타이드’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핑크 타이드는 2000년대 좌파 정부가 중남미 전역을 휩쓸었던 때 나왔던 개념으로,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붉은색’보다 온건한 사회주의 정권이 중남미 전역에 번지는 현상을 뜻한다.
칠레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6일 치른 대선 투표에서 개표율 99.56% 기준 히아네트 하라 칠레공산당 후보가 26.85%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공화당 후보가 23.92%로 뒤를 이었다. 엘 메르쿠리오 등 현지 언론은 “과반 득표자가 없어 12월 14일 결선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결선투표제를 채택하고 있는 칠레 대선에서는 과반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득표율 1·2위 후보가 결선 양자 대결을 펼친다.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도 이날 성명을 통해 “두 후보가 결선에 진출했다”며 축하를 전했다.칠레 대선 1차 투표개표율 94.59% 기준 집계 그래프. 옆엔 핑크 타이드에서 블루 타이드로 변화하는 올해 기준 중남미 전역 지도. 연합뉴스 이번 대선은 “공산주의자와 극우 정치인들이 대통령직을 놓고 경쟁”하는 극단 진영 간 맞대결로 평가된다. 하라 후보는 공산당 소속이지만 집권 연합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감시 기술 강화, 교정시설 확충 등 일부 우파 정책을 흡수해 중도층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반면 3번째 대권에 도전하는 카스트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언행이나 정치적 스타일이 비슷해 ‘칠레 트럼프’라고 불리며, 불법 이민자 추방, 국경 장벽 건설, 대규모 교도소 확충 등 강경 치안 공약으로 민심을 자극하고 있다. 그는 1990년대 군부 독재자인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정권의 ‘경제적 유산’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적도 있다. 이번 선거 지형이 극단으로 갈린 이유는 치안 때문이다. CNN 등 외신은 “조직범죄·불법 이민 증가로 인해 ‘안전한 나라’라는 칠레의 자부심이 흔들렸다”고 봤다. 치안 불안, 불법 이민 증가, 베네수엘라 갱단 범죄 확산, 고실업 등 누적된 위기 상황에서 민심이 집권 연합에 등을 돌리면서 우파에게 유리한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특히 에블린 마테이, 요하네스 카이저 등 우파 후보들이 잇달아 카스트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우파 결집도 시작됐다. 3위에 오른 프랑코 파리시 후보는 “다음 대통령이 누구든 우리는 기꺼이 도울 것”이라면서도 카스트 후보와의 대화하겠다며 사실상 하라 후보와 거리를 두고 있다. 이런 이유로 좌파가 이겼지만, 결선에선 우파가 이길 가능성이 크다는 외신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치안 불안과 정부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커 우파인 카스트가 더 유리한 지형”이라고 분석했다. AFP통신 역시 “국민적 불만이 심각해 결선에서 카스트가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이번 선거는 단순히 정권교체 의미만이 아니다. 과거 ‘핑크 타이드’였던 중남미 전역이 ‘블루 타이드’로 변하는 정치흐름에 따른 지표 중 하나로 해석된다. 2010년대 당시 중남미 전역에선 우파 정부가 경제적 불평등 심화·코로나19 이후 빈곤층 확대 등 현안을 해결 못하자 좌파 정권이 급부상한 바 있다. 다만 최근 좌파 정부가 경제 침체·재정 제약·미·중 경쟁 심화 등 구조적 난관을 극복하지 못하자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곳곳에서 ‘블루 타이드’ 현상이 퍼지고 있다. 현 정부의 경제 성과에 불만을 느끼면 반대 성향 세력을 선택하는 유권자들의 경향에 따른 결과다. 특히 이날 하원 155명 전원과 상원 50석 중 23석도 새로 선출된 가운데 “상원은 야당 27석, 여당 23석 구도로 재편됐다”는 현지 보도까지 나왔다. 만약 결선에서 카스트 후보가 승리하고 하원 다수도 우파가 장악할 경우 “피노체트 정권 붕괴 이후 처음으로 우파가 행정부·입법부를 동시에 차지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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