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로펌이란 공간에 우영우 같은 사람이 들어가면 주변인은 어떤 심정일까 고민했고, 현실에서 가능한 대표적인 두 반응을 ‘봄날의 햇살’ 최수연과 ‘권모술수’ 권민우 캐릭터로 표현했다” - 작가 문지원
문 작가 “이전 작품 영화 ‘증인’의 지우와 별개피디 “장애인 안는 드라마 많아지길” 드라마 의 한 장면. ENA 유튜브 화면 갈무리 드라마 의 시작은 3년 전인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드라마의 대본을 쓴 문지원 작가가 ‘제5회 롯데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 ‘증인’이 같은 이름의 영화로 개봉한 해다. 영화 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고등학생 임지우가 살인사건의 증인이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지우는 변호사를 꿈꾸지만, 자신의 장애 탓에 꿈을 이루기 어려울 거라 여긴다. ‘우영우’ 제작사 에이스토리 관계자는 당시 문 작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렇게 물었다. “작가님, 혹시 지우가 성인이 됐을 때, 변호사가 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이야기를 16부작 드라마로 만드는 게 가능할까요?” 그 말에 문 작가는 답했다. “가능하죠. 제가 쓰면 잘 쓸 것 같아요.” 주인공 우영우의 탄생이었다. 유인식 피디와 문지원 작가가 26일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스탠포드 코리아에서는 이엔에이 채널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ENA 제공 문지원 작가. ENA 제공 그렇다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졌지만 변호사가 되는 데 성공한 우영우는 지우의 성인 버전일까? 26일 오후 서울 상암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 작가는 두 캐릭터를 독자적으로 봐 달라고 했다. “영화와 드라마의 세계관 연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저는 지우는 지우대로 영우는 영우대로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우영우 캐릭터를 만들 때 특정 인물을 본뜬 건 아니에요.” 또 그는 “제 생각에 지우는 ‘우영우’를 ‘본방사수’ 하며 굉장히 재미있게 볼 것 같은 캐릭터예요. 영우의 말투를 복사하듯 따라 해도 비난받지 않을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가끔 그런 상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라고 말했다. 드라마 의 한 장면. ENA 유튜브 화면 갈무리 ‘우영우’는 16부작 드라마다. 절반인 8회까지 방송한 상태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리는 건 이례적이다. ‘우영우 신드롬’이란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살 이상 1천명을 상대로 벌인 ‘한국인이 좋아하는 티브이 프로그램’ 조사에서 선호도 13.1%로 1위에 올랐다. 이는 2013년 1월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지상파와 비지상파를 통틀어 최고 기록이다. 이름도 낯선 채널에 편성됐지만, ‘선한 드라마’에 목마른 시청자들이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내며 ‘본방사수’에 앞장선 덕이다. 악당이 활개 치는 ‘매운맛’ 드라마에 지친 시청자들은 모처럼 만난 따뜻한 드라마에 열광하고 있다. 물론, ‘우영우’와 비슷한 캐릭터와 설정이 과거 드라마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천재’ 의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시청자가 ‘우영우’에 더욱 열광하는 것은 앞서 장애를 다룬 드라마에 견줘, 장애 당사자의 세계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인식 피디와 문지원 작가가 26일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스탠포드 코리아에서는 이엔에이 채널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ENA 제공 유인식 피디. ENA 제공 문 작가는 “영화 에서는 비장애인 관객들이 이야기에 더 편하게 감정 이입할 수 있도록, 비장애인인 변호사를 주요 화자로 설정한 뒤, 그 사람의 시선에서 관찰되는 자폐인을 그렸다. ‘우영우’는 제 나름의 도전 과제로서 우영우를 단독 주인공으로 세워놓고 시청자와 우영우가 직접 소통하도록 해보자는 게 있었다”고 했다. 이어 “많은 시청자들이 우영우에게 감정 이입해서 같이 울고 웃고 설레 하는 것은 기적 같으면서도 마법 같은 체험”이라고 덧붙였다. 8회 대본까지 완성됐을 때 합류한 유인식 피디가 “영우의 내면세계를 시각적으로 보여줄 만한 게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제작진이 함께 상의해 ‘고래’ 설정이 더해졌다. 드라마에서 우영우에게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그가 좋아하는 고래가 컴퓨터그래픽으로 등장한다. 드라마 의 한 장면. ENA 제공 드라마 의 한 장면. ENA 제공 ‘봄날의 햇살’ 최수연, ‘권모술수’ 권민우, ‘진짜 판타지’ 정명석 등 우영우의 주변 캐릭터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문 작가는 “대형 로펌이란 공간에 우영우 같은 사람이 들어가면 주변인은 어떤 심정일까 고민했고, 현실에서 가능한 대표적인 두 반응을 최수연·권민우 캐릭터로 표현했다”며 “최수연처럼 도우면서 갈등하거나, 권민우처럼 아무리 기를 쓰고 따라가려고 해도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우영우의 재능에 대해 역차별론을 펼치는 일도 가능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정명석 캐릭터를 두고서는 “사람이 사십대 초반이 됐을 때 가질 수 있는 멋진 점들이 뭘까를 떠올렸고, 그런 점들을 많이 넣어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의 한 장면. ENA 제공 한편에서는 드라마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극히 일부에 불과한 특성을 부각해, 도리어 장애에 대한 편견을 강화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드라마 속에서 동료 시민으로 받아들여지는 인물은 무해하고 사랑스러우며 능력 있는 장애인으로, 이는 실제 장애인들이 처한 불합리한 현실을 외면하도록 만든다는 지적이다. 작가와 피디는 이런 목소리들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입을 모았다. 문 작가는 “‘그게 아니에요’라고 변명할 마음은 전혀 없다. 만약, 이 드라마로 사회가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그건 드라마를 계기로 쏟아져 나오는 여러 이야기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피디도 “수많은 현실의 이야기를 받아안기에는 저희 드라마의 한계가 존재한다. 장차 자폐인 연기자가 직접 연기하고 지금보다 더 나은 이야기가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길이 조금이라도 앞당겨진다면 보람이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후원하기 이벤트안내 후원하기 이벤트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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