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거리 ‘전단지’ 알바…온열질환 아슬아슬 노인들

박모씨(70)가 2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역 5번 출입구 앞 거리에 출근했다. 그는 끊임없이 발을 움직이며 행인들의 몸 안쪽으로 ‘헬스 월 3만원’이라고 적힌 전단지를 들이...

사진 크게보기 2일 오전 11시쯤 서울 강남역 5분 출구 앞에서 박모씨가 나눠준 전단지가 땅에 떨어져 있다. 박씨는 행인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는데 열중하고 있다. 이날 강남구 기온은 30도, 습도는 79%로 ‘찜통더위’ 였다. 오동욱 기자

역대급 찜통더위가 연일 전국을 달구고 있는 가운데 잠시만 서있어도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의 도심 거리에 박씨와 같은 ‘전단지 아르바이트’에 나선 사람들은 제대로 된 휴식도 취하지 못한 채 일을 하고 있었다. 이들의 ‘알바 시간’은 하루에 단 2~3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1~2시까지 점심시간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이나 식당가, 빌딩촌 인근이 주요 근무지다. 60·70대의 고령자들이 많다. 시급 1만원 정도의 돈이지만 한푼이 아쉬운 고령자들에겐 ‘고수익 알바’다. 박씨는 “잠깐 쉬고 있으면 어디서든 꼭 지켜보고 있다가 뭐라고 한다”며 “쉴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시간에 10분 휴식이 허락되더라도 쉴 공간은 마땅치 않다. 강남역 6번 출구 쪽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는 A씨는 “위에서 한 시간에 10분은 꼭 쉬라고 말을 한다. 주로 골목에서 쉰다”며 빌딩 구석을 가리켰다. A씨가 가리킨 공간은 흡연장이었다. 그늘졌지만 앉을 만한 벤치는 없었고, 9명의 사람이 태운 담배연기가 골목을 가득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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