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뱃속에 아이가 생겼다. 처음으로 육안으로 아기집을 확인한 날, 아직 눈에 보이지도 않을 세포에 불과한데 벌써 집을 지어놨다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아이가 생기고 나니 세상의 것들이 달리 보인다. 세상의 무엇도 허투루 태어나는 법이 없다. 악어와 악어새처럼, 꽃과 벌처럼, 혹은 더 복잡한 방식으로 긴밀한 영...
얼마 전 뱃속에 아이가 생겼다. 처음으로 육안으로 아기집을 확인한 날, 아직 눈에 보이지도 않을 세포에 불과한데 벌써 집을 지어놨다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아이가 생기고 나니 세상의 것들이 달리 보인다. 세상의 무엇도 허투루 태어나는 법이 없다. 악어와 악어새처럼, 꽃과 벌처럼, 혹은 더 복잡한 방식으로 긴밀한 영향을 주고받으며 생명체는 연결되어 살아간다.
대중교통 없이는 출퇴근을 할 수 없고 에어컨 없이는 살 수 없게 된 여름인데, 모두의 안전하고 매끄러운 일상을 위해 일하던 누군가는 죽음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고 안타깝다. 나는 묻고 싶다 그들에게 / 굴욕처럼 흐르는 침묵의 거리에서 / 앉지도 일어서지도 못하고 / 엉거주춤 똥 누는 폼을 하고 있는 그들에게 / / 어느 시대 어느 역사에서 투쟁 없이 / 자유가 쟁취된 적이 있었던가 - 김남주, 시 '나 자신을 노래한다' 부분 시인이 살았던 시대와 전혀 다른 시대를 살고 있음에도 그의 시를 읽고 있으니, 그리고 그가 살았던 시대의 사진을 보고 있으니 그 시대의 희망과 절망이 지금 시대의 희망과 절망과 중첩되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을 바라보고, 무엇을 위해 투쟁하며, 무엇을 위해 시를 쓸 것인가? 그의 시의 뜨거움이 그런 질문을 하게 만든다.
높은 임대료와 물가, 불경기 속에서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하나둘 사라지거나 힘겹게 버티고 있는 것이다. 책방이 마지막으로 문을 열던 날, 공간을 메우고 있던 커피머신과 책상, 의자, 책, 무엇보다 모여들어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던 사람들이 전부 빠지고 난 텅 빈 공간에 서자 기분이 묘했다.김남주 시인은 1975년 광주에 '카프카'라는 이름의 서점을 열었다고 알려져 있다. 최초의 사회과학 전문서점이자 사회문화 운동의 거점이었던 곳. 하지만 이 서점은 2년을 채우고 금방 문을 닫는다. 그가 잘 팔리지 않을 만한 책들을 팔고, 책을 팔기보단 투쟁에 더 관심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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