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가 주목한 ‘BATMMAAN’(배트맨) 주식들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배트맨은 영문 이너셜 순서대로 브로드컴·애플·테슬라·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알파벳(구글)·엔비디아를 뜻한다. 주식 계좌를 지켜줄 것만 같았던 배트맨은 ‘트럼프발 관세전쟁’에 크게 위축됐지만, 월가 일각에선 여전히 배트맨의 귀환을 굳게 믿고 있다. 이들은 ‘주식 매도’를 외
월스트리트가 주목한 ‘BATMMAAN’ 주식들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배트맨은 영문 이너셜 순서대로 브로드컴·애플·테슬라·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알파벳·엔비디아를 뜻한다. 주식 계좌를 지켜줄 것만 같았던 배트맨은 ‘트럼프발 관세전쟁’에 크게 위축됐지만, 월가 일각에선 여전히 배트맨의 귀환을 굳게 믿고 있다. 이들은 ‘주식 매도’를 외치는 와중에도 역발상 투자 전략을 주문하며 ‘Buy the dip’을 고수하고 있다.
월가 “3년만에 돌아온 공포를 이용하라”월가에 공포와 기대감이 혼재돼 있다. 한쪽에선 “트럼프가 미국 경기를 침체로 이끌어 주식시장에 큰 조정이 올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테슬라 주가는 물론 미국 경제도 망칠 것이다”라는 식의 위기론이 팽배하다. 이런 투자자들의 심리는 CNN비즈니스의 ‘공포탐욕지수’에 담긴다. 현지시간 3월7일 기준 이 지수는 20으로, 최악의 공포 구간이다. 이 때 나타나는 투자 행태는 ‘패닉셀’이다. 공포에 질려 주식을 내다파는 것이다. 지난 100여년간의 미국 주식시장에선 수도 없이 많은 위기론과 경기 침체 우려로 주가가 조정받았다. 그러나 위기때 마다 주가가 급락하는 것은 ‘이번 위기는 진짜’라는 심리가 강했기 때문이다. 공포탐욕지수가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간 것도 ‘이번엔 경기침체가 확실히 온다’라는 공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에선 “지금이 매수 기회”라고 외친다. 인공지능 시대는 변동성과 함께 갈 것이며 결국 ‘배트맨’이 동행할 것이란 의견이다. 테슬라는 국내 투자자들의 지지가 여전히 뜨겁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1개월 테슬라에 대한 서학개미 순매수액은 7억8190만 달러다. 해외주식 중 매수 강도가 2위다. 올 들어 테슬라 주가는 35%나 조정받았다. 서학개미는 역대급 비관론 속에서도 역발상 투자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이는 월가가 제시하고 있는 투자 전략인데, 테슬라 목표주가에서도 드러난다. 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45개 투자은행들이 테슬라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향후 1년내 도달 가능한 주가는 평균 367.69달러다. 이는 현 주가 대비 주가 상승여력이 40% 있다는 뜻이다. 일각에선 ‘머스크 리스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수준의 목표주가라는 분석도 있다. 머스크 CEO가 테슬라 일 보다는 미국 정부의 일에 집중하다보니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독일 등 유럽 매출 급감도 실적 추정치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목표주가 하향 조정 보다 주가 하락 속도가 빠르다보니 ‘40% 상승 여력’이란 착시가 나와 주의해야 할 필요도 있다. 최근 서학개미의 테슬라 주식 추가 매수를 ‘무모한 물타기’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진율 추이 보면 ‘뜰 주식’ 보인다테슬라에 대해 속시원하게 ‘바이더딥’을 외치지 못하는 것은 이 전기차 회사의 순이익률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국내에선 매출대비 영업이익을 뜻하는 영업이익률이 중요하다.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보다는 이익 성장을 통해 주가 상승을 바라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순이익률이 훨씬 중요하다. 영업이익에서 법인세 까지 떼고 남은 순이익은 주주환원의 재원이 된다. 작년 테슬라의 순이익률은 5.3%였다. 같은해 2분기와 3분기, 4분기까지 각각 7.7%, 8.8%, 9%로 상승했다. 이는 작년 하반기 테슬라 주가 급등의 일부를 설명한다. 그러나 2025년 1분기 예상 순이익률은 8.1%로 주저 앉을 전망이다. ‘머스크 리스크’와 함께 마진 하향세가 올 들어 테슬라의 주가 하락을 제대로 설명하는 두 요소다. 테슬라의 마진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하지만 작년 하반기에 주가가 폭등했던 것은 이처럼 마진율 추이와 상관관계가 높다. 최근 브로드컴은 테슬라의 초기 성장기와 유사한 모양새다. 이 맞춤형 반도체 설계회사는 엔비디아와 ‘대척점’에 있어서 주목받았다. 이후 실제로도 이 회사의 칩이 빅테크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받으면서 마진율이 치솟았고, 주가도 폭등하게 된다. 브로드컴은 최근 분기에 149억2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매출은 1년새 25% 증가했고, 순익은 같은 기간 4배 이상 급등해 55억 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률은 37%다. 이 반도체 회사는 배당도 늘리고 있어 주주환원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실적 발표 당시 주가는 곧바로 치솟았다. 실적과 마진 성장 속도가 여전히 빠르다는 점에서 다음 분기 실적 추정치가 크게 올라서다. 블룸버그 기준 브로드컴의 다음 분기 순이익률은 51.5%로 추정된다. 이는 엔비디아의 다음 분기 예상 마진율과 가까워진다는 뜻이다. 올 들어 지난 3월7일까지 브로드컴 주가 수익률은 -15.9%다. 월가 관계자는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 보다 더 많이 떨어졌지만 마진율이 상승 추세여서 지나친 조정”이라며 “바이더딥 하기 좋은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의 올해 주가 수익률은 -16.1%다. 주가 하락폭에서 투자 위험도는 ‘테슬라>엔비디아>브로드컴’ 순서다. 엔비디아의 경우 마진 자체는 가장 높지만 그 추세가 꺾였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걱정을 사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분기 순이익률 56.2%에서 다음 분기 예상 53.3%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셋 중에서 테슬라가 가장 변동성이 클 주식으로 꼽히는 이유는 마진 자체도 낮지만 그 추세도 하락세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월가 “아마존 주가 상승여력 35%”월가 목표주가에 따르면 배트맨의 8개 주식은 모두 상승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전쟁과 중국발 AI의 위협으로 주가 조정 폭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면서 이들 주식의 개별 성격이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애플을 위시해 아마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5곳은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의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5곳은 올 들어 주가 하락폭이 한 자릿수로 선전한데다 상승여력도 남아 있다. 특히 아마존이 ‘힘숨찐’으로 최근 지목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69곳은 아마존에 대해 목표주가를 내놨는데 이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268.14달러다. 현 주가대비 주가 상승여력이 34.6% 남아 있다는 것. 아마존은 자체 칩 개발은 물론 막대한 데이터센터 투자와 AI 기술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온라인 상거래 시장의 1인자이자 클라우드 서비스 세계 1위 업체이기도 하다. 증권가 관계자는 “아마존은 항상 과소평가돼왔지만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했다”며 “향후 여차하면 ‘배당 카드’를 꺼내 주가를 부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무배당 회사다. 그러나 이런 기조였던 메타와 구글이 작년에 작게나마 현금배당을 시작한 것 처럼 아마존도 결국 배당을 시작할 것이란 예상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월가 목표주가에 따르면 MS와 구글, 메타 역시 현 시점에서 주가 상승여력이 20%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애플은 AI에 따른 변동성 장세에서 소외되면서 올해 주가 수익률과 상승여력 모두 한 자릿수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다른 배트맨 일원에 비해 안전자산의 성격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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