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교 책을 덮고 운동화 끈을 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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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 책을 덮고 운동화 끈을 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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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후 완벽한 태교에 대한 강박에 시달리던 예비엄마가 산책을 통해 행복의 진짜 의미를 깨닫는 이야기. 남편의 '부드러워졌다'는 말과 태교 책의 '아이의 평생 행복은 엄마 배 속에서 결정된다'는 문장은 그녀에게 부담을 안겼다. 하지만 목적 없이 걷는 산책길에서 마주한 꽃봉오리, 길고양이, 떨어진 꽃잎, 야채가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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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태교에 마음을 쏟기 시작했다. 좋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다짐은 일상에 작은 긴장감을 만들었다. 아이에게 좋은 것만 보여주고, 예쁜 생각만 들려주려 애를 썼다. 하지만 정성을 쏟을수록 마음 한구석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이 고개를 들었다.도서관에서 태교 책을 넘기다 우연히 마주한 문장이었다. 행복을 느끼는 근육마저 태어나기 전에 결정된다니. 엄마라는 이름에 얹힌 책임감이 이토록 무거운지 예전엔 미처 알지 못했다. AD 임신 후 내 안의 날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변덕을 부렸다. 감정을 다스리지 못할 때면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과 죄책감이 밀려왔다. 완벽한 태교에의 강박은 점점 부담으로 차올랐다. 엄마인 나조차 행복의 진짜 얼굴을 모르는데, 과연 아이에게 온전한 행복을 건네줄 수 있을까. 그동안 나는 행복을 마치 완수해야 할 숙제처럼 여겨왔다. 숨 가쁘게 달려 목적지에 닿아도 또 다른 고지가 기다리고 있었다. 행복은 언제나 다음 칸으로 달아났고, 목적지만을 보느라 곁에 머무는 소중한 것들을 놓치곤 했다. 남들보다 조금 늦게 찾아온 아이는 그런 나의 발걸음을 강제로 멈춰 세웠다. 책을 내려놓고 운동화 끈을 묶었다. 목적지는 없었다. 그저 답답한 마음을 털어내고자 집 앞부터 걸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처음으로 발밑의 계절과 속도를 맞춰 걷기 시작했다.산책길에서 마주한 세상은 생각보다 다정했다. 밤새 고개를 빼꼼 내민 꽃봉오리나 길 한복판에서 느닷없이 배를 뒤집는 길고양이는 당장에 직면한 삶의 문제들을 해결해 주지 못한다. 하지만 목적 없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조용한 위로가 되었다. 애쓰지 않고 피어 있는 풍경들 앞에서 팽팽했던 마음이 조금씩 느슨해졌다. '떨어져도 꽃이랍니다'라는 문구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지는 꽃잎'이라고 무심히 밟고 지나치지 않았던가. 완벽하게 피어 있을 때만 꽃인 줄 알았다. 시들고 떨어지는 순간조차 온전한 삶의 일부인데. 아이와 같은 박자로 천천히 걷는 시간, 막혔던 숨이 탁 트였다. 그제야 저녁거리를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채 가게에 들러 계산을 하려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내 얼굴을 가만히 보시더니 환하게 웃으셨다.듣기 좋으라고 건네는 빈말인 줄 알면서도, 그 순간만큼은 그 다정함을 수줍게 긍정하고 싶어졌다. 아주머니의 한 마디는 온종일 내 마음을 밝혀주었다. 비로소, 세상이 내 눈에도 참 예뻐 보였다. 행복은 거창한 목적지가 아니다. 길가에 핀 작은 꽃이나 낯선 이의 다정한 인사처럼 어디에나 고여 있고, 언제든 전염될 준비가 된 평범한 감정이었다. 무언가를 대단하게 해내지 않아도, 남들보다 조금 늦어도 괜찮다는 안도감이 차올랐다. 훗날 우리 아이가 타인의 인정 속에서 행복을 찾기보다, 자기 안의 빛으로 온기를 나눌 줄 아는 사람이길 바란다. 증명해내지 않아도 존재 자체로 온전하다는 평온함. 지금, 이 찰나의 순간만큼은 꽤 행복하다. 덧붙이는 글 | 배부른 기자가 느려진 보폭으로 세상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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