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주인공들과 비슷한 또래(무려 레이철 역의 제니퍼 애니스톰, 챈들러 역의 매튜 페리와 동갑이다)였던 라떼 아빠에게 이들의 자유로운 삶은 신세계나 다름없었다. 지난 글이 라떼 아빠의 투자 실패 사례를 모은 ‘오답 노트’였다면 이번 글은 젊은 친구들이 함정을 피해 갈 방법을 담은 ‘레이드 공략집’ 정도 될 것이다. 당신이 시장 수익률, 아파트 가격 상승률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근거가 없다.
1994년 뉴욕 남부 그리니치빌리지에 사는 젊은 남녀 6명의 사랑과 우정을 다룬 드라마가 첫선을 보였다. 이후 10년간 이어진 전설적인 시트콤 ‘ 프렌즈 ’다. 당시 주인공들과 비슷한 또래였던 라떼 아빠에게 이들의 자유로운 삶은 신세계나 다름없었다.그런데 이들은 왜 함께 살았을까. 엄청나게 비싼 아파트 월세 때문이다. 이들이 처음 모여 살았던 모니카의 아파트 는 현재 시세대로라면 최소 월 4000달러를 내야 하는 곳이다.
이 정도면 젊은 친구들이 엄두를 내기 어렵다. 다만 뉴욕의 아파트는 원래 세입자나 그 직계가족이 계속 살 경우 2년마다 7.5% 이상 월세를 올릴 수 없다. 극 중에서는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비교적 월세가 저렴한 이 집에서 친구들과 살게 됐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챈들러와 조이가 사는 건너편 아파트는 더 좁고 낡았는데도 훨씬 비싸다고 투덜대는 장면도 나온다. 하숙 대신 룸메… 뉴노멀의 시대 젊은 룸메이트들이 함께 살며 좌충우돌하는 드라마는 프렌즈 외에도 많다. 1996년부터 프렌즈를 베껴 방영한 우리나라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은 남녀 대학생 6명이 한 하숙집에서 부대끼며 산다. ‘응답하라 1994’ 역시 하숙집이 배경이다. 당시 우리나라 실정에는 룸메이트보다 하숙메이트가 훨씬 자연스러웠다. 반면에 2007년 캘리포니아를 배경으로 하는 시트콤 ‘빅뱅 이론’은 너드 중의 너드 셸든이 그나마 정상적인 너드 레너드가 룸메이트로 적합한지 인터뷰하며 시작한다. 1994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처음으로 1만 달러를 넘어섰다. 당시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삶은 엄마·아빠 집에서 학교에 다니다 취직하고 결혼하면 빌라나 오피스텔 월세부터 시작해 자기 집 한 채를 마련하는 게 정석 코스였다. 부모님 집이 지방이면 하숙이나 자취를 했다. 직장에 다니면서 친구들과 산다는 건 일반적인 코스는 아니었다. 당시 1인당 소득이 2만5000달러이던 미국에서는 대학에 진학하면서부터 독립해 친구들과 사는 것이 이상하지 않았다. 자기 짝을 찾으면 분가해 나간다. 프렌즈 역시 모니카와 챈들러가 교외의 집으로 이사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왜 이런 얘기를 길게 늘어놓느냐 하면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의 경제 환경이 ‘남자셋 여자셋’에서 ‘프렌즈’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소득은 3만6000달러, 인구 5000만 명 이상인 나라들 가운데 위에서 여섯 번째다. 그런데 우리 젊은이들의 반응은 ‘헬조선’이다. 라떼 아빠 세대와는 경험한 세상이 너무도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반응일 게다. 라떼 시대에는 젊어서 월세방이나 오피스텔에서 신혼을 시작하는 게 이상하지 않았다. 돈 모아서 전세방으로 옮기고, 전셋집으로 옮기고, 작은 집 한 채 마련하는 업글 루트가 정석이었다. 요즘은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 기본처럼 됐는데, 사실 이건 미국에서도 불가능한 일이다. 아니 전 세계 웬만큼 산다는 나라치고 젊은 월급쟁이가 수도 중심가에서 살 수 있는 곳은 없다. 혼자 월세 살기도 버거워 룸메 구하는 게 정상이다. 앞으로는 우리나라도 이게 뉴노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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