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조선·해운 기술 선점 ‘골든타임’ 놓칠라...기술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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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조선·해운 기술 선점 ‘골든타임’ 놓칠라...기술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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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해운 주요 업체들 英 방문 EU 탈탄소 고삐에 기술 경쟁 치열한데 아직까지 기술 표준 독식 기업은 없어 “춘추전국시대...먼저 개발한 기업 승자” 유럽 자금 지원받을 기회 마침 열렸지만 제대로 알지 못해 혜택 못 받는 경우 많아 “‘호라이즌 유럽’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직접 투자 없이 기술 확보 가능해 유리“

유럽 자금 지원받을 기회 마침 열렸지만직접 투자 없이 기술 확보 가능해 유리“ 친환경 조선·해운 기술을 선점해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 열렸지만, 정작 한국 기업들은 눈앞에 놓인 절호의 기회를 놓쳐 뒤처질 수도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런던에 있는 UN 산하기관 국제해사기구가 해운 분야 탄소 배출을 2030년까지 최소 20%, 2040년까지 최소 70% 감축해 2050년까지 탄소 순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기 위해 내놓은 ‘2050 탄소중립 실현 목표’를 만족시키려면 전 세계 조선·해운 기업들이 새로운 친환경 기술을 도입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기술 표준을 선점한 기업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지난 8~14일 영국을 방문한 한국해양산업 사절단의 이승주 현대글로비스 해운사업지원팀 매니저는 “친환경 조선·해운 기술은 대부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라며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기 때문에, 기술 표준을 선점한 기업은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선박 자동운항 기술, 암모니아 등 차세대 친환경 연료와 엔진 기술 등을 보유한 영국의 여러 기업들이 고객이자 경쟁사인 한국 조선·해운 기업들을 상대로 자사 기술을 자랑하며 세일즈에 나섰다. 항해 중인 선박이 추진력을 얻게 해주는 로터세일, 선박에 가해지는 공기와 물의 저항을 줄여주는 장치 등 다양한 기술들도 선을 보였다. 한국 사절단 관계자들은 자사가 보유한 기술과 비교하며 탐색전을 벌였다. 워크숍에 참석한 영국 노동당 부대표이자 상원의원 출신의 한국 담당 무역사절 톰 왓슨경은 “한국은 가스 운반선과 같은 복합 대형 선박 건조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 있다”라며 “이를 기반으로 해양 분야에서 청정 기술 채택을 선도할 수 있으며, 강력한 혁신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국과 한국은 해양 탄소배출을 줄이고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고품질 엔지니어링 솔루션 구축을 주도할 수 있는 공동의 기회를 얻었다”라며 “영국의 강점인 법률과 보험 분야에 한국의 조선 해양 역량을 결합하면 향후 협력을 위한 강력한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런던 워크숍 전날 방문한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영국은 물론 유럽의 주요 조선·해운 기업들의 연구 인력이 집중돼 있는 이곳에서도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스트라스클라이드 대학교의 정병국 조선·해양·엔지니어링학과 교수는 유럽연합의 ‘호라이즌 유럽’ 프로그램에 한국 기업들의 참여가 거의 없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호라이즌 유럽’은 EU 집행위원회가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연구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2021년 시작돼 2027년까지 운영될 예정인 이 프로그램에는 935억유로원의 자금이 투입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의 조선·해운 기업은 ‘호라이즌 유럽’에서 진행하는 친환경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자기 자본을 투자해야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한국이 ‘호라이즌 유럽’의 준파트너가 됨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순전히 EU 자금으로 친환경 기술 선점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정 교수는 “투자금 없이 기술을 개발할 수 있고, 개발한 기술의 소유권도 한국 기업이 가져갈 수 있다”라며 “더욱이 기존에는 기술을 반드시 공개해야 해 중국 기업들에게 기술이 유출될 위험이 있었지만, 이제는 원하지 않을 경우 개발 기술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선업체의 경우 전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선박을 보유하고 있는 유럽 선주들은 물론 유럽 현지 투자자, 개발업체 등과 기술 개발 초창기부터 한 팀을 이룸으로써 자연스럽게 신뢰를 다지고 홍보를 할 수 있는 기회까지 얻을 수 있다. 정 교수는 “유럽 선주와 투자사들은 보수적이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을 채택할 때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온 기업들과 협력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한국 조선업체의 경우 경쟁력 있는 신기술 개발에 더 중점을 두고 있지만, 유럽 선주들이 내놓는 수주를 따내려면 친환경 기술 개발 초기부터 협력하기 위한 밑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해운업체의 경우에도 AI 자동운항을 도입해 사람이 운항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비효율적인 비용 낭비를 절약하려 하고 있는데, 해운 규제를 주도하고 있는 유럽의 기업들과 ‘호라이즌 유럽’ 프로젝트를 통해 협조함으로써 기술 표준에 대한 합의를 이뤄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조선·해운 기업의 경우 자금 문제 말고도 또 다른 걱정거리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약 재탈퇴를 선언하는 등 친환경 정책에서 발을 빼는 것이 유럽 주도의 친환경 조선·해운 정책 동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커지고 있다.영국의 해상풍력 등 해양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영국 정부 혁신기관 산하 ORE 캐터펄트의 휴 리틀 파트너는 “미국 민주당이 장악한 캘리포니아의 경우 당장 이번 달 친환경 기술개발 협력을 위해 방문하기로 했다”라며 “당장은 트럼프 악재를 피할 수 없지만, IMO가 제시한 목표는 2050년까지 장기간이기 때문에 결국 조선·해운 분야의 친환경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조선·해운 전문 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의 스티브 고든 전무이사는 “지난 2월 미국 무역대표부는 중국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선박에는 150만달러, 중국 기업이 운영하는 선박에는 100만달러의 입항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라며 “다만, 단기간에 한국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 조선 분야에서 중국의 시장점유율은 53%로 한국에 비해 크게 앞섰다.탄소 저감을 위한 새로운 기술 도입이 필요한 가운데, 현재 운영 중인 선박들 중 상당수는 노후화돼 교체 타이밍이 왔다는 것도 한국 조선업계에는 희소식이다. 중국 조선소보다 기술력에서 앞선 한국 조선소에 일을 맡기는 선주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신규 선박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호재다. 조선소에 신규 선박 주문이 몰려 선박 수주부터 인도까지의 리드타임은 2020년 2.5년 이상에서 지난해 3.5년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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