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나에게 거래를 제안했다. 앞으로 학교에 핫이슈가 있을 예정인데, 궁금하다면 빵과 우유를 걸어보란다. 빵을 사주면 학교의 정보를 넘기겠노라며 나를 자극했다. 지금 빵을 먹으면 저녁밥은 쳐다도 보지 않을 것을 알기에, 궁금했지만 꾹 참고 거절했다. 하지만 아이는 야금야금 정보를 흘...
얼마 전,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나에게 거래를 제안했다. 앞으로 학교에 핫이슈가 있을 예정인데, 궁금하다면 빵과 우유를 걸어보란다. 빵을 사주면 학교의 정보를 넘기겠노라며 나를 자극했다. 지금 빵을 먹으면 저녁밥은 쳐다도 보지 않을 것을 알기에, 궁금했지만 꾹 참고 거절했다. 하지만 아이는 야금야금 정보를 흘려댔다.학교에 일이 생겨서 방금 인종차별 예방 교육을 받고 왔단다. 아니 학교에 무슨 일이 있길래 인종차별 예방 교육을 받았다는 거지? 학교에 생길 일이 뭐가 있다고. 학교에 다문화 친구가 있었나? 뭐지? 무슨 일이 터진 거지? 궁금증을 참지 못한 나는 결국 빵을 걸고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벌써 아이들 사이에 원어민 선생님의 호구조사가 끝났나 보다. 개구쟁이 녀석들이 얼마나 캐물었는지 아이는 자신이 가진 정보들을 나에게 풀어놓는다. 나도 모르게 원어민 선생님의 소소한 정보까지 알게 되었고, 어느 순간 나는 같은 교실에 앉아 있는 친구가 된 것 같았다. 나는 부랴부랴 신청했고 당일 아이와 함께 참석했다. 토요일 아침에 생각보다 많은 선생님이 나오셔서 깜짝 놀랐다. 한편으론 죄송한 마음도 들었다. 선생님들도 가정이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한명 한명 챙겨주시는 모습에 감사했다. 아이가 다니고 있는 배다리초중통합학교의 아침 풍경은 보통의 학교와는 사뭇 다르다. 분명 학교 건물은 하나인데,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함께 등교한다. 입구는 다르지만 그래도 교복 입은 아이들과 초등 1학년 아이가 같이 등교하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다.한번은 배다리중학교에 다니는 우리 아이가 학교 장점에 대한 기사를 작성한 적이 있었다. 아이의 어깨 너머로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아이의 글을 읽어가던 찰나 나는 재미있는 대목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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