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세계 최초의 소설로 언급되는 작품은 일본 헤이안 시대 궁녀 무라사키 시키부가 11세기에 쓴 다. 이집트학에서는 ‘최초의 소설’이 이미 기원전에 나왔다고 본...
흔히 세계 최초의 소설로 언급되는 작품은 일본 헤이안 시대 궁녀 무라사키 시키부가 11세기에 쓴 다. 이집트학에서는 ‘최초의 소설’이 이미 기원전에 나왔다고 본다. 이집트 중왕국 시대에 속하는 기원전 1911~기원전 1830년 사이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되는 가 그것이다.
최근 경향신문사에서 만난 유 박사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에 ‘최초의 신화’ 가 있었다면 고대 이집트에는 ‘최초의 소설’ 가 있었다”면서 “는 문학적 재능을 지녔던 이름 모를 서기관이 창작한 고대 이집트 문학의 최고 걸작”이라고 말했다.전쟁에 나선 왕세자를 수행하던 귀족 시누헤는 국왕 아멘엠하트 1세가 서거했다는 소식을 듣고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탈영한다. 국경을 넘어 레체누 지역으로 도망친 시누헤는 그곳 족장의 신임을 얻고 족장의 딸과 결혼해 정착한다. 시누헤는 다른 족장의 도전까지 물리치고 부유한 삶을 누리지만 고국 이집트를 잊지 못한다. 이야기는 노년에 이른 시누헤가 마침내 센와세레트 1세의 사면을 받고 귀국하면서 끝난다.
는 ‘상형문자’로 알려진 고대 이집트의 성각문자로 쓰여졌다. 성각문자는 고대 이집트어를 기록하는 데 사용된 문자로,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쐐기문자와 비슷한 시기인 기원전 3250년 무렵 출현했다. 성각문자를 심하게 흘려 쓴 필기체를 신관문자라 부르는데, 를 비롯한 중·후기 이집트어 서사문학과 종교문서, 실용문서는 대부분 신관문자로 작성됐다.유 박사는 1999년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5년 간 통역사로 일했다. 통역사로 일하던 시절 프랑스 이집트학 학자이자 작가인 크리스티앙 자크가 쓴 소설 와 교양서 를 읽은 게 고대 이집트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였다. 상형문자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그는 서울대 도서관과 아마존 등을 통해 입수한 고대 이집트어 관련 서적으로 문법을 독학했다.
북미 지역에서 이집트학 박사학위 과정이 있는 대학은 10여곳에 불과하다. 이집트 문헌학 전공자는 그 중에서도 소수다. 이집트학과의 3분의 2는 고고학이나 예술사를 공부한다. 유학 시절 원전 독해 수업 수강생 수는 3명을 넘은 적이 없다. 덕분에 개인 교습에 가까운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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