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인쇄되기 직전, 늪에 빠지고 말았다 우리도_저자가_될_수_있을까 이정희 기자
늦은 밤 한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 어스름 불빛이 비치는 구석진 자리에 차 한 대가 서있다. 차 안에서 깜빡이는 불빛들, 헤어짐이 아쉬운 연인들일까? 불빛이 어른거리는 차가 수상한 지 순찰을 도는 분이 손전등을 비춰보신다. 차 안에 앉은 이정희, 이혜선, 장소현 세 사람은 각자 노트북을 들고 앉아 들여다 보느라 정신이 없다. 답답한 차 안 공기를 리프레시하겠다고 열어놓은 차창 틈으로 계절의 막차를 탄 모기들이 들이닥쳤다.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마지막 만찬을 즐기는 모기들 덕에 차 안의 세 사람은 연신 자신의 몸을 때려보지만 헛방이다.
그런데 어쩌다 우리는 밤 11시 아파트 주차장에서까지 퇴고를 하기에 이르렀을까? 책이 한국 출판문화산업 진흥원에서 공모한 우수 출판 제작 지원 사업에 선정되고 이혜선 선생님은 딱 이틀 좋았다고 술회한다. 솔직히 나는 반나절 좋았을까? 책 낼 돈은 마련됐는데, 책을 어떻게 내야할 지 너무도 막막했다. 그래도 다행히 지인의 소개로 출판 관계자를 만나 많은 도움을 받았다.그래서 시작된 '퇴고', 우선은 내가 전체적인 글의 톤을 맞춰보기로 했다. 그때만 해도 내가 정리하고 다 같이 한 번 보면 되겠지, 하는 야무진 생각을 했다. 따지고 보면 이미 두어 번 퇴고를 한 셈이었기에 순조로울 것이라 믿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우리는 오마이뉴스에 연재하던 글 '마음으로 떠나는 그림책 여행'을 제쳐두고 교육 현장에서 학부모와 아이들을 만나는 장소현 선생님과 그림책은 물론 그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삶의 경험을 가진 이혜선 선생님의 풍성한 자원을 그림책을 빌려 풀어보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런데 막상 선생님들의 경험을 글에 더하는 과정은 '퇴고'가 아니라, 거의 글을 새로 쓰는 과정이 돼버렸다.이미 수정에 수정을 걸친 터라 자신있게 내가 글의 톤을 맞춘다며 나섰다. 그런데 막상 글을 읽다보니 이건 새로 쓰는 거나 진배 없었다. 다시 그림책을 들춰보고, 모호한 표현들을 고쳐갔다. 미진한 내용들은 보충해갔다. 무엇보다 지금까지는 막연하게 책이 되면 좋겠다며 쓴 글이었는데 이제는 이 글이 활자화될 것이라 하니 한 문장, 한 문장이 허투루 넘어가지 않았다.퇴고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지 몰랐던 우리는 처음에는 여유롭게 한강이 보이는 북카페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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