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달린 관까지... 코로나 확진 사망자 장례 변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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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우 고베시는 2020년 3월 시신이 비닐 가방에 밀폐돼 즉시 화장터로 보내졌던 상황을 고려해 유족에게 투명 가방과 일반 가방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줬다.

코로나19 확진 사망자의 존엄성을 찾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제각각이었다. 처음부터 기존 장례 관습과의 균형을 맞추려 했던 사회가 있는가 하면, 1차 유행 후 비과학적 시신 처리를 반추하고 지침을 개선한 사회, '유족에게 작별인사권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가 나온 곳까지 다양했다.

영국, 프랑스 등도 1차 유행 이후 시신 관리 및 장례 지침을 개정했다. 프랑스는 2020년 3월부터 시신의 얼굴을 볼 수 있도록 지침을 바꿨다. 과학적으로 시신을 통한 감염 가능성은 낮다는 공공보건고등위원회 권고와 '바이러스는 심부 장기에서 존속하지만 말초 조직에선 지속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 등이 근거라고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020년 4월 뉴욕주 노스쇼어 대학병원 중환자실을 촬영해 공개했다. 영상에는 방호복, 고글, 마스크, 장갑 등 보호 장비를 모두 갖춘 보호자가 중환자실을 들어가 환자의 손을 잡고, 얼굴을 쓰다듬고 애도를 표하는 풍경이 담겼다. 의료진들은 이 모습을 현장에 오지 못한 다른 가족들이 온라인으로 지켜 볼 수 있게 태블릿 PC로 촬영했다. 존엄한 사별을 존중하기 위해 가족의 중환자실 방문을 허용한 것이다. 일본의 경우 지자체와 장례 관계자, 의료진들의 섬세함이 눈에 띄었다. 고베시는 2020년 3월 시신이 비닐 가방에 밀폐돼 즉시 화장터로 보내졌던 상황을 고려해 유족에게 투명 가방과 일반 가방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줬다. 투명 가방을 택한 유족은 장례지도사가 배려를 해준다면 화장 전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관계 단절에 따른 고통은 확진과 별개로 모든 시설 입소자들이 겪는 문제라는 생각을 한 의사는 태블릿PC를 모으는 기부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다. 일본 한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는 의사 히로하시 멘은 임종을 앞두고 호스피스 시설에서 지내는 환자들을 위해 2020년 5월 크라우딩 펀딩으로 2000만엔을 모아 100개 시설에 태블릿 PC를 보급했다. 300만엔이 목표였으나 5일 만에 1000만엔을 넘기며 화제가 됐다.국제보건기구는 2020년 3월 24일 병원체에 감염된 시신을 화장해야 한다는 건 미신에 가깝다고 밝혔다. 시신으로부터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증거가 없는데다, 에볼라 바이러스 등 출혈성 열성 질병이나 콜레라 외에 시신은 일반적으로 전염성이 없고 유행성 독감 사체에서도 폐 검시를 제외하면 감염 위험이 적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영국, 캐나다와 미국의 일부 주도 종교·문화적 차이를 감안해 국내 이슬람 공동체의 장례 문화를 존중했다. 시신에 직접 접촉하거나, 흉부 압박 등 시신의 비말, 체액을 유도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등 각 정부가 정한 방역·위생 지침을 준수하는 조건에서다.인도네시아는 시신 수습에 대한 정부 통제가 심해 극심한 사회적 갈등을 겪었다. '사망자를 비닐로 싸서 관에 넣은 후 4시간 이내에 매장한다'는 지침 때문이다. 반발 여론이 고조돼도 지침이 바뀌지 않자 2020년 7월 인도네시아 동부의 한 병원에선 100여명의 시민이 집단으로 병원에 침입해 한 사망자 시신을 회수해 간 사건이 벌어졌다.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유사 사건이 꾸준히 발생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정부의 의사소통 부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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