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 확인 안 됐다'던 文대통령은 왜?...여론악화, 검찰수사, 여당이견에 조국 사퇴카드 수용한 듯
입력 2019.10.14 14:27 | 수정 2019.10.14 14:39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전격 사퇴하면서 두 달을 끌어온 조국 사태는 일단 1막을 내리게 됐다. 조 장관이 전날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국무총리 등 당·정·청 수뇌부가 모인 회의에 참석하고, 이날 오전 이른바 '조국표 검찰개혁안'까지 직접 발표한 것도 사퇴를 위한 출구용 명분이었던 셈이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조 장관 사퇴는 본인의 결심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조 장관 일가가 검찰의 전방위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도 두달 가까이 버텨온 조 장관이 사퇴를 선택한 것은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9일"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 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 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조 장관 임명을 강행했지만 조 장관에 분노한 민심에 조 장관 사퇴 외에는 달리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없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조 장관에 대한 야당의 강한 반대 속에서도 지난달 9일 그의 임명을 강행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오전에 조 장관 임명안을 재가하고 곧이어 오후에 임명장을 직접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이례적으로 직접 조 장관 임명 배경에 대한 별도의 대국민 연설도 했다. 연설의 초점은 조 장관을 둘러싸고 각종 의혹을 제기한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문 대통령은"개혁성이 강한 인사일수록 인사 청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국민통합과 좋은 인재의 발탁에 큰 어려움이 되고 있다는 답답함을 토로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장관 임명 이유에 대해"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이런 임명 기준으로 볼 때 한달여가 지난 지금도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 검찰의 수사와 법원의 재판으로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위법행위가 확인됐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임명 강행 당시 발언을 뒤집고 조 장관 사퇴 카드를 선택한 것은 조 장관 사태를 더 이상 끌고 가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조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제는 선을 넘어 문 대통령 퇴진까지 요구하는 움직임으로 가시화한 게 부담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개천절인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수십만명이 참가한 '문재인 퇴진·조국 사퇴' 촉구 집회가 열린 데 이어, 그로부터 일주일도 안 된 지난 9일 열린 집회에도 인파들이 광화문광장 일대를 가득 메웠다. 서초동에서 '조국 수호'를 외치며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친여권의 맞불 집회가 열렸지만 조 장관으로 불거진 정국을 전환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문 대통령은 광화문·서초동 집회에 대해"국론 분열이라 보지 않는다"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지만, 이때부터 여권 안에서는"빨리 조국 사태를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며 하락세를 탔다. 매주 정기조사를 하는 한국갤럽의 9월 셋째주 조사에서 최저치인 40%를 기록했고, 리얼미터가 지난 7∼8일, 10∼1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2502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전주보다 3.0%포인트 하락한 41.4%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성인 12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32.4%를 기록하는 등 문 대통령 지지율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라는 대선득표율 밑으로 내려간 조사도 나왔다. 청와대는"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여당인 민주당 안에서는"이대로는 내년 4월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당정청이 당초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과의 합의까지 깨면서 이른바 '검찰 개혁'을 위한 사법제도 개편안 처리에 속도를 낸 것도 조 장관 퇴로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란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민주당은 지난 4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등 사법제도 개편 관련 법안과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면서, 야3당에 선거법을 사법제도 개편 관련 법안보다 먼저 처리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최근 들어 오는 28일 사법제도 개편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 부의하겠다며 말을 바꿨다. 이때부터 정치권에서는"만신창이가 된 조 장관에게 그나마 남은 명분을 만들어주기 위해 여권이 검찰 개혁이란 명분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당정청은 전날 자체 검찰 개혁안을 확정한 데 이어 조 장관은 이날 오전 이를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 수뇌부에서 법무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이날을 조 장관 사퇴 시점으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오는 18일 조 장관 아내 정경심씨의 사문서 위조 혐의 사건의 첫 재판이 열리는데다, 금주 말에는 정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력 운용 관점에서 조 장관 사퇴가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 장관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청와대나 민주당 지휘부에서 상황을 오판한 것 아니냐는 말도 있다. 한 여권 인사는"여권 수뇌부에서 조 장관의 결백 주장을 너무 믿었거나, 조 장관이 갖는 여권 내 위상 때문에 무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법무장관 임명을 용인한 것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더구나 조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조 장관 아내 정경심씨의 증거 인멸 시도 정황과 사모펀드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사실로 하나씩 드러나면서 오히려 상황이 악화됐다. 박근혜 정부에 참여했던 한 야당 의원은"문재인 정권도 집권 세력의 오기가 오판을 낳은 경우를 비켜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좋아요 0 관련기사를 더 보시려면, 황교안 "조국 사퇴, 文대통령 책임...국민 앞에 통렬하게 사죄해야" 김보연 기자 서울대 추진위 “조국 사퇴 답 아냐...이것이 정의인가, 대답하라 문재인" 박소정 기자 [마켓뷰] 정치 테마주 '불쏘시개' 된 조국 사퇴...설움 씻은 삼성전자 김유정 기자 '조국 사퇴' 보고받은 윤석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최재훈 기자 취임 35일 만에, 조국 법무부장관서 '사퇴'…"제 역할 여기까지" 김지호 기자·장련성 기자 퇴임식 없이 법무부 떠난 조국…"국민께 죄송하고 감사" 박현익 기자 박지원"조국 존중… 누구도 이루지 못한 검찰개혁 성공시켜" 김명지 기자 日 언론"조국 임명 강행한 文대통령, 정권 타격 불가피" 김명진 기자·이정수 인턴기자 국론분열 아니라던 文, 오늘은"국민갈등 송구" "조국 윤석열 환상조합, 꿈같은 희망 됐다" 박정엽 기자 조국, 국감 하루전 전격 사퇴…"국감 위증죄 부담 컸을것" 최재훈 기자 공지영"가슴 찢어져… 자 이제 윤석열도 물러나자" 안상희 기자 유승민 "겨우 35일 장관하려고… 檢, 끝까지 불법·부정 파헤쳐야" 김명지 기자 더 버틸 것같던 조국 전격 사퇴… 다음 총선 나설까 김명지 기자 與, '조국 사퇴' 관련 지도부 회의 소집 유병훈 기자 한국당"조국 사퇴 사필귀정… 文대통령, 국론분열 사과해야" 김보연 기자 '조국 테마주' 급락… 이낙연·유시민 株 상승 김유정 기자 靑 강기정"조국 사퇴, 본인 결심… 촛불집회 보며 책임감" 김보연 기자 법무장관 사퇴에 '조국 테마주' 급락 김유정 기자 조국, 법무장관 임명 35일만에 사퇴 오경묵 기자 [조국 사퇴 입장문 전문]"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과 정부에 부담드려선 안돼" 홍다영 기자 조국, 서울대 복직할까...서울대생들 "복직 거부 운동 벌이겠다" 반발도 박소정 기자 靑 "조국, 어제 당정청 회의 후 사의 전해와" 박정엽 기자 조국 옹호해온 공지영·안도현·이외수, 與·野·檢 향해 분노 손덕호 기자 총선 급한 이해찬·이낙연이 조국에 '방울'달았나 김명지 기자 "조국 못 지킨 이해찬 사퇴하라"…與 당원들 불만 쇄도 손덕호 기자 文대통령, 조국 사표 수리⋯후임 인선 본격 나설 듯 박정엽 기자 "조국은 이 나라의 영웅" "촛불집회 다시 열자"...분노한 친문 네티즌, 조국 응원戰 김우영 기자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제휴안내구독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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